최근 김병준 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의 논문 중복 게재 등 논문과 관련된 부조리 의혹은 태권도 학계에도 많은 것을 시사한다. 태권도와 관련된 각종 논문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태권도 교수들이 공동 저자라는 명목으로 이름을 끼워 넣는 관행은 접어두고라도 박사학위 논문이 제대로 작성되고 있고, 제본이 되어 세상에 나왔을 때 그만한 가치를 부여받는지 의문이다.

‘박사학위’는 박사라는 학위를 주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분야의 최고 지성임을 증명하는 자료이기 때문에 논문 조작과 부정수여는 대학의 이미지와 국가적인 학문 발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1년에 수십 명 배출되는 태권도 관련 박사학위 취득자들은 자신이 연구한 분야의 전문가이자 최고의 지성인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자신의 철학과 소신이 전혀 배제된 채 그저 박사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남의 논문을 베끼고, 짜깁기하며 지도교수에게 잘 보여 학위를 취득하는 태권도인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태권도인들은 지도교수의 연구물을 모방해 학위를 취득하고, 지도교수도 눈 감아 준다고 하니 이런 사람들이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교단에 서서 어떻게 태권도 전공자들을 가르칠 수 있을지 의아스럽다.

기자는 학사 학위 밖에 없어 잘 모르지만, 적어도 박사학위 논문은 어떤 현상에 대한 관찰, 그리고 그 관찰로부터 습득된 어떠한 가정과 가설(hypothesis)을 논리적이고 타당한 방법으로 증명(proof)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연구 결과는 충분히 창의, 기여, 활용 면에서 누가 보더라도 수긍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논리적이어야 할 것이다. 특히 독창성(Creativity)과 기여도(contribution)가 없다면 아무 의미도 없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최근 각고의 노력과 연구 끝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김철오씨와 오노균씨의 논문은 상당한 의미와 가치가 있다. 이들의 논문을 보면 수년간 고생한 흔적이 역력하고, 독창성과 기여도가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국가청렴위원회는 박사학위 비리 개선을 위해 ‘박사학위과정 비리소지 제거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태권도 학계도 이번 기회에 박사학위 과정의 투명성, 공정성을 확보하고, 비리소지를 제거하여 학문 활동 및 박사학위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서성원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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