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성심병원 피부과 김상석 교수

■ 건조한 날씨, 자극에 민감해지는 피부

우리 피부가 적절한 수분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피부의 바깥 부분을 둘러싸고 있는 각질 덕분이다. 목욕 시 때를 밀면 떨어져 나가는 이 각질층은 외부 환경으로부터 피부를 방어해주는 장벽 역할을 한다. 그러나 습도가 50% 이하로 떨어지면 각질층도 영향을 받는다. 피부 각질층의 정상 수분 함량은 15~20%인데 가을과 겨울철에는 수분 함량이 10% 이하로 내려간다. 다른 때는 괜찮다가 겨울만 되면 각질층이 일어나 하얗게 들뜨거나 거칠거칠하게 올라오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날씨가 추워지면 피부의 신진대사가 약화돼 지방 분비는 적어지고 수분은 빨리 증발, 피부가 쉽게 건조해진다. 또 옷을 많이 껴입으면 정전기 등으로 피부에 자극이 생겨 피부건조증이 악화되기 쉽다. 이렇게 약해진 피부는 극도로 과민해져 조그마한 자극에도 심한 가려움증을 느낀다.

흰 비늘 같은 각질은 다리와 팔에 나타나기 시작해 허리띠로 마찰이 심한 골반이나 옆구리, 허리 주위 등 온몸으로 퍼진다. 특히 이러한 증상은 체온이 높아지는 저녁식사 후에 더 심하게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잘못된 목욕습관도 피부건조증을 야기하는 주된 원인 중 하나다. 욕조 속에서 몸을 불린 뒤 때를 밀거나 사우나를 자주 하는 경우에는 각질층이 손상돼 피부가 건조해지기 쉽다. 아파트나 고층 빌딩의 건조한 생활환경도 영향을 미친다. 

■ 만성 피부질환자들은 각별한 주의를

피부건조증이 심해지면 피부상피가 갈라져 몸을 펴거나 앉을 때 마치 피부가 트는 것처럼 가렵고 따가움을 느끼게 된다. 이때 심하게 긁으면 상처가 생겨 세균 감염이 돼 곪거나 습관성 피부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태를 건성 습진이라고 하는데, 피부 표면의 기름막이 손상돼 피부는 더욱 건조해지고 가려움증은 심해지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특히 노인이나 목욕을 지나치게 자주하는 사람들에게서 가려움증을 동반한 건성 습진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만약 특별한 피부 질환이 없는데도 전신의 가려움증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갑상선 질환이나 당뇨병, 림프종, 백혈병, 폐쇄성 담도질환, 장내 기생충 감염, 만성 신장질환, 혈액질환 등 내부 장기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으니 정확한 검사를 받도록 한다. 

■ 목욕 습관부터 바꾸고 환경을 촉촉하게

겨울철 피부염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목욕 습관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목욕은 너무 자주 하는 것이 좋지 않다. 적정한 목욕물 온도는 긴장을 풀어주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38~40℃가 좋으며 시간도 20분 이내가 적당하다. 목욕 전 한 컵 정도의 물이나 우유를 마셔 목욕 중 빠져나가는 수분을 보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세정력이 강한 바디 워시 등의 목욕용품 보다는 보습기능이 있는 제품을 선택한다. 목욕을 한 후에는 로션이나 크림을 평소보다 1.5배 많이 발라주고 그래도 건조가 심하면 바셀린을 바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밖에도 아파트 공간이 밀폐되면 공기가 건조해지므로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는 등 실내 습도를 65%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각질이 보기 싫다고 무리하게 벗기면 피부가 더 심하게 상하므로 절대 금물이며 손상된 피부에 식초나 소금물 등을 바르는 행위도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으니 삼가도록 한다.

피부건조증이 오래 지속되거나 가려움증이 심하고, 긁어 피부염이 생길 정도라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받도록 한다.

<강동성심병원 피부과 김상석 교수>

강동성심병원 피부과 김상석 교수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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