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초등학교태권도연맹이 독자적인 심사사업을 전개할 뜻을 밝혔다.

초등연맹은 이와 관련해 국기원에 협조공문을 발송하는 등 정면 돌파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초등연맹이 적극적으로 심사권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국기원과 대한태권도협회는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국기원은 초등학교연맹이 질의한 심사사업 협조에 대한 답변을 지난 16일까지 요구했지만 이에 대한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았다. 결국 각 시도협회 전무이사들이 지난 18일 긴급회의를 갖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 초등연맹이 계획하고 있는 심사사업을 철저히 봉쇄하겠다는 의지를 모았다.

국기원이 대한태권도협회에 심사권을 위임했고, 대한태권도협회는 각 시도협회에 심사권을 위임했다. 때문에 초등연맹이 심사사업을 진행할 경우 그 대상이 겹치게 될 뿐만 아니라 행정효율이 크게 떨어짐은 물론 심사시장의 막대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게다가 초등연맹은 각 시도협회와는 성격도 크게 다르다. 각 시도협회는 일선도장을 회원으로 두고 있고, 초등연맹은 각 팀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즉 일선도장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대한태권도협회 산하연맹이다.

대한태권도협회가 각종 대회와 행사 등 업무 과중으로 인해 산하연맹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각 연맹체를 승인한 것이다. 대학연맹, 중고연맹, 여성연맹 등 모든 산하연맹이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한태권도협회가 초등연맹을 승인해준 목적과 정해준 사업의 범위를 넘으려 한다면 반드시 제제를 가할 수밖에 없다.

물론 대한태권도협회가 초등연맹에 제제를 가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미봉책은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아니다. 다시는 심사사업 문제로 인해 태권도계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유사단체를 막아낼 수 있는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방법을 태권도인들이 힘을 합심해 정부와의 투쟁을 벌여나가야 한다. 일단 태권도는 무도인 만큼 시장경제 논리로 바라보면 안 된다는 점을 각인시켜야 한다.

현재 정부는 대한민국 고유의 전통문화인 태권도를 가장 자랑스럽게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대표적인 상징이라고 인정하고, 태권도공원 조성을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당연히 정부가 태권도 만큼은 각종 태권도 유사단체를 승인하지 말았어야 했다.

서울 강남 영동 구릉 위에 전 세계 태권도인들의 중앙도장인 국기원이 태산처럼 버티고 있는데 또 다른 국기원을 승인해준 정부의 태도와 그 저의에 대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한편으로는 태권도를 엄청나게 사랑하는 것처럼 국책사업으로 태권도공원을 조성하면서 또 다른 한편에서는 각종 유사단체를 승인해주고 있어 태권도를 갈기갈기 찢어놓고 있다.

다른 모든 분야는 경쟁심 유발을 위해 유사단체를 승인해도 문제가 없을지 모르겠지만 태권도는 그럴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이러한 점을 명심하고 국기원과 대한태권도협회, 각 시도협회가 힘을 모아 미봉책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방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김창완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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