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학교 태권도부의 애로 중 하나는 교사들의 주기적인 이동이다. 특히 학교 운영의 최고 책임자인 교장이 바뀌면 태권도부 운영계획이 모두 바뀔 수도 있다. 태권도를 포함한 학교 운동부에게 교장 및 담당 교사는 그만큼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서울시 송파구 오금중 태권도부는 행복한 팀이다. 교장은 물론 교감 및 담당 교사가 모두 태권도부에 큰 애정을 쏟고 있다. 지난 9월 새로 부임한 김동성 교장은 태권도부에 대해 대단히 긍정적이다. 지난 국방부장관기대회 때는 직접 경기장에서 선수들을 응원하기도 했다.

김 교장은 "아무리 학력 우선 사회지만 심신은 똑같이 중요하다"며 "뚜렷한 목표로 노력하는 모습에서 분명 사회에서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고 태권도부 선수들을 칭찬했다. 

▲ 김동성(왼쪽) 교장이 이민호의 금메달 획득을 축하해 주고 있다.

그 덕분일까? 2001년 이후 전국대회 종합순위에 제대로 오르지 못했던 오금중이 지난 국방부장관기대회에서는 헤비급 이민우가 금메달, L-미들급 장광영이 동메달을 획득하며 종합 3위를 차지했다.

오금중은 서울에서는 그런 대로 평가받던 팀이다. 매년 소년체전 대표를 2명씩 배출해왔다. 올해는 이민우가 소년체전 남중부에서는 유일하게 서울에 금메달을 안겼다.

23명의 남자선수로 구성된 오금중은 철저한 계획에 의해 움직인다. 10년째 팀을 이끌고 있는 임성수 감독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오금중 라재철 코치는 "4년 전 코치로 부임하고 좀 놀랐습니다. 감독님이 연간, 월간 계획을 꼼꼼하게 짜놓고 그에 따라 훈련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라며 이 같은 방식이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임성수 감독과 라재철 코치.(왼쪽부터)

지도자가 만든 계획 이외에 선수들도 각자 매일 이뤄야 할 목표를 설정하고 기록한다. '오늘은 겨루기 훈련에서 얼굴 공격을 두 번 이상 성공시키겠다', '발차기를 00번 이상 하겠다' 등 각자 자신이 세운 크고 작은 목표를 써놓고 훈련한다. 실행여부를 OX로 표시해 놓는 것도 빠뜨리지 않는다. 이런 기록은 일정기간 자신의 훈련을 되돌아보는 자료가 된다. 한 달 동안의 기록을 보며 만족하고 웃는 선수도 있고 좀 더 노력해야겠다며 반성하는 선수도 있다. 코치가 지적하지 않아도 지난 한 달을 스스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자발적인 훈련을 할 수 있다. 

이런 방법은 다소 막연한 꿈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서 하루하루 작은 목표부터 실행해야 한다는 임 감독의 생각에서 비롯됐다. 태권도 말고도 제자들에게 작은 계획부터 지키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임 감독의 주관이다.  

"매일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는 습관은 비단 운동에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임 감독은 제자들이 사회에서도 이런 습관으로 살아간다면 꼭 성공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오금중은 현재 전력은 탄탄한 편이다. 믿음직한 3학년생 이민우와 장광영이 올해 남은 대회에서 기량을 발휘할 것이다. 또 신삼영(L-웰터급, 종별선수권대회 동메달), 안유진(페더급) 등 지금의 2학년 선수들 기량이 뛰어나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만하다는 게 라 코치의 말이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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