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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동아리- 동두천 송내동 주민센터 실버태권도단태권도로 새로운 인생 찾아
어깨, 무릎 통증 사라지고 생활에 활력
  • 신병주기자
  • 승인 2010.11.01 10:42
  • 호수 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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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철 사범
“태권도는 노인들이 하기에 너무 과격한 운동이다.” ‘실버태권도’를 못 봤다면 함부로 말하지 마라. 경기도 동두천에서 이런 얘기하다가는 실버태권도단 할머니들한테 혼난다.  

매주 화요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는 동두천 송내동 주민센터가 60~70대 할머니들의 태권도 열기로 후끈 달아오른다. 수련장은 2층이지만 건물 입구부터 기합소리가 쩌렁쩌렁하다.

도복을 갖춰 입은 30여명 할머니들이 성인 시범단에서나 구사할 법한 어려운 동작을 펼친다. 검은 띠의 몇몇 노인들의 연속 발차기에 두꺼운 송판이 산산조각난다. 석 장씩 겹쳐놓은 송판도 칠순 할머니의 주먹에 시원하게 부서진다. 수련 자세도 절도 있고 엄한 이곳에서는 최근 여느 태권도장에서는 볼 수 없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태권도장이 어린이들의 놀이터로 변화되면서 과거 도장에서와 같은 정통 태권도 교육을 볼 수 없게 됐다지만 할머니들이 참여하는 실버태권도단의 수련 모습은 80년대 도장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다. 숙연한 분위기 속에 강도 높은 수련이 행해지고 있다.

심사도 엄격하다. 3개월에 한번 씩 치러지며 탈락하거나 참가하지 못하면 예외 없이 또 3개월을 기다려야한다. 그것도 예비심사 통과자들만 응시할 수 있다. 예비심사 날은 응심자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수련기간이 아무리 길어도 실력이 모자라면 예외 없이 탈락이다.   

   
이윤순씨의 위력격파 장면
30여명으로 구성된 실버태권도단은 2007년 만들어졌다. 동두천에서 도장을 운영하다 지금은 개인택시를 하고 있는 박제철(62, 5단) 사범이 주민센터에서 제공된 장소를 이용해 노인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수련시간은 두 시간으로 쉬는 시간 없이 이어진다. 한 주일에 두 번만 장소가 제공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많이 수련하기 위해 한 번에 두 시간을 진행하는 것이다. 도복과 물품 등은 후원을 받고 있고 수련비도 따로 받지 않는다. 그렇게 지내온 3년 동안 이 태권도단은 동두천의 명물이 됐다.

동두천시 행사에 항상 시범단 공연이 함께하고 크고 작은 지역 모임 및 대회에서도 시범공연을 펼친다. 한 주일 두 번 수련 이외에도 시범공연으로 이들의 일정은 빡빡하다.

'과격한 태권도를 나이 많은 할머니들이 소화할 수 있을까?' 한는 의문에 대한 태권도단 노인들의 대답은 놀라웠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일반적인 운동 프로그램과 달리 힘차게 지르고 차는 태권도는 그 나이에 어디에서도 느끼지 못하는 큰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운동하는 것 같고, 무엇보다 도복이 흠뻑 젖도록 열심히 뛰고 난 후에 오는 성취감이 대단하다고 말한다.

2007년 시작 때부터 지금까지 수련해온 이윤순(68) 씨는 “태권도라는 것을 할 수 있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내가 유단자가 됐다. 유연성이 좋아지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며 늘 수련시간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또 수련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홍봉애(57) 씨는 "어깨 통증이 심했는데 벌써 통증이 없어졌고 생활에도 활기가 넘친다"며 수련 이후 변화된 삶에 감사했다.

   
노인들이 원하는 것은 몸에 무리 안 가는 가벼운 동작이 아니다. 실제로 운동다운 운동이 필요한 것이다. 3년간 이곳 수련장에서 부상자는 한 명도 없었고 모든 수련생들이 이구동성 건강해진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말했다.

땡전 한 닢 받지 않고서도 할머니들을 가르치는 데 신명을 내는 박 사범은 “돈과 상관없이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가르칠 수 있으니 나 역시 너무 행복하다”며 즐거워했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기자  tkdnews@korea.c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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