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우 감독(뒷줄 왼쪽)과 선수들이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선후배 겸 사제, 장밋빛 꿈 그린다

 ‘아직은 미완의 성적표, 그러나 내일은…’

오색 스트라이프 티셔츠의 유니폼을 입은 태권도 부원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면서 훈련장에는 생기가 흐른다. 부원들은 이내 도복에 호구를 착용하고 훈련에 들어간다. 모처럼 오전 내내 하는 훈련이다. 여름방학 덕분이다. 학기 중에는 정규 수업 후에야 본격 훈련에 들어갈 수 있다. 겨루기 훈련이 고조되면서 이들이 내지르는 기합소리가 대낮 무더위마저 상쾌하게 만든다.

야탑고등학교 태권도부의 열정에는 방학이 없다. 분당의 교정에서, 각자의 마음속에서 오색 스트라이프보다 훨씬 다양한 빛깔을 띤 산뜻한 꿈이 영글고 있다.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즐겁게 훈련하면서 고교시절 저마다의 목표를 향해 성실히 달려가고, 더 먼 미래의 밑그림을 그리느라 분주한 것이다.

올 상반기 야탑고는 일견 초라하면서도 희망을 갖게 하는 전과를 올렸다. 오푸른(3학년·밴텀급)이 지난 3월 전남 해남에서 열린 전국종별선수권대회에서 2위, 광주 5·18 대회에서는 3위를 차지했다. 주장 김현민(3학년·밴텀급)은 지난 5월 경기도협회장기대회에서 2위에 올랐다. 그리고 올해 남은 하반기에 더 많은 전과를 기대하고 있다.

▲ 이영우 감독

야탑고 태권도 부원들은 중학교시절 일반도장의 수련생이었거나 선수였다 하더라도 크게 주목받지는 못하고 입상 실적도 미미했던 선수들이다. 그러나 태권도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각자의 꿈을 안고 야탑고 선수가 된 이들 가운데 미처 드러나지 않았던 재능을 뒤늦게 꽃피우기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 2008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세계대학선수권대회 밴텀급 우승자 정민욱(우석대)이 바로 그런 경우다. 고교시절까지 가능성만 보였을 뿐이던 그가 정진을 거듭해 국가대표로 성장하고 세계 대학 챔피언까지 될 수 있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고려해 희망하는 진로를 함께 모색하며 최선책을 찾으려고 노력해오고 있다”면서 “지금은 대입 수시전형을 앞두고 3학년들과 함께 대비하고 있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야탑고는 22년 전쯤인 옛 이름 ‘사성고’ 시절에 태권도부를 창단했지만 정상적인 운영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창단 당시 재학생이었던 이 감독은 1997년 코치로 부임해 2004년부터 감독으로 현재까지 야탑고 후배들을 지도해오고 있다.

이 감독이 태권도부를 맡은 이후로 팀의 체계를 갖추고 정상적인 활동을 시작해 바뀐 교명  ‘성인고’ 시절인 2001년 5월 경기도협회장기대회에서는 종합 준우승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 감독은 팀을 지원해주는 최진성 고문의 조언과 격려가 큰 힘이 되고 있다면서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이 감독은 “내가 지도한 지 13년이 넘었다. 지난 세월을 거울삼아 태권도부가 더욱 훌륭한 전통을 쌓을 수 있도록 분발하겠다”고 말했다. 주장 김현민도 “태권도부원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려는 현재의 분위기가 앞으로도 변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고 다짐한다.
<김진환 기자>

▲ 이영우 감독 지도하에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다.

김진환 기자  tkdnews@korea.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진환 기자
• tkd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