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용식 감독, 박윤선 코치와 선수들이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한 울타리 안에 자리 잡은 통진중학교와 통진고등학교 교정은 초록빛 수목이 무성하다. 교사(校舍) 어귀는 한창 개발이 진행 중인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황량한 공사현장과의 점이지대(漸移地帶). 이 같은 지리적 상황이 통진중고등학교 태권도부의 현재를 비유적으로 나타낸다.

창단 이래 최고의 결실로 환희를 만끽했던 지난해의 기억을 되새기며 태권도 부원들은 커다란 꿈의 숲을 마음속에 그리고 있다. 지난해 통진고는 당시 3학년이던 김성호가 국가대표 선발 예선을 겸했던 국방부장관기와 전국체전 경기도 최종선발전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고, 2학년이던 황준규가 춘천오픈국제대회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이뤘다. 2009년 한 해 모두 15개의 메달을 획득했고, 국방부장관기에서는 종합 3위로 입상하는 기쁨을 맛보았다.

통진중고가 배출한 스타 김성호는 올해 용인대에 진학해 국가대표선수 선발 최종대회에서 -54kg급 우승을 거머쥐어 오는 11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게 된다.

하지만 통진고 후배들의 올해 상반기 성적은 아직 불만스럽다. 경기도 신인종별선수권대회에서 3학년인 이기선과 이경현이 각각 웰터급과 미들급 1위에 올랐지만 전국대회 우승은 없다.

올해 3학년이 된 기대주 황준규는 부상과 재활훈련을 거치며 광주 5·18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그 외 전적은 3학년 이영빈이 전국종별선수권대회에서 플라이급 3위를 차지한 게 전부다.

상반기 성적은 이렇듯 초라하지만 선수들은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아직 절반이나 남은 올 한 해 하반기의 힘찬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해의 성과 역시 저절로 얻어진 것이 아님을 잘 알기 때문이다. 주장 황준규는 “부상에서 벗어났으니 앞으로 좋은 경기를 펼쳐 보이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다.

▲ 홍용식 감독

중학교 선수를 스카우트할 형편이 못 돼 태권도장을 돌며 선수감을 찾아다녔다. 일반 도장에도 자질이 다분한 수련생들이 있었다. 홍 감독은 선수가 된 후 숨어 있던 재능이 표출되고 훌륭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성호도 그렇게 해서 국가대표까지 될 수 있었다.

홍 감독은 “예체능부장을 맡고 있는 허경식 선생님을 비롯해 학교 측의 관심과 지원이 큰 힘이 되고 있다. 박윤선 코치가 합류하면서 선수들과의 소통이 전보다 더 원활해졌다. 이런 요인들로 팀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그동안 연구해 적용한 훈련의 결실이 지난해 얻은 성과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윤선 코치(27)는 “선수들이 ‘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이 흐트러지지 않게 도움을 주고 있을 뿐”이라고 겸양을 보인다.

홍 감독은 김포 토박이로 용인대 태권도학과 재학 시절 선수생활을 했다. 단국대 교육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경기대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을 정도로 학업에도 열성이다. 지금도 훈련에 대한 연구를 멈추지 않고 있으며 학생 선수들의 진로에 대해서도 세심하게 함께 고민한다.

스승과 제자들의 이러한 성심이 맞닿아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그 위에 훈련의 효과가 나타나 통진중고 태권도부의 밝은 내일을 기약하게 한다.
<김진환 기자>

▲ 통진중고 선수들이 발차기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김진환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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