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련을 마친 후 엄봉선 관장과 김옥선 사범이 수련생들과 밝은 표정으로 포즈를 취했다.

  홍천의 태권도 요람 ‘꿈나무선수단’

  지역 태권도 문화에 비옥한 토양 가꿔

강원도 홍천의 중앙태권도체육관은 이 지역 태권도 문화의 비옥한 토양을 가꾸는 역할을 앞장서 해오고 있다. 다년간 ‘꿈나무선수단’을 운영하며 전국 규모 대회나 강원도 지역 각종 대회에 참가해 종합 우승과 준우승을 숱하게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홍천초등학교 정문과 인접한 상가 3층. 중앙태권도체육관이 위치한 곳이다. 건물 계단에서부터 체육관 출입구에 이르는 벽면에 정갈하게 전시된 사진과 신문기사 스크랩들이 그동안 이 체육관이 일궈낸 성과를 일목요연하게 알려주고 있다. 도장 안에 들어서면 가지런하게 진열된 트로피들에 눈길이 간다. 귓속으로는 선수부 수련생들의 우렁찬 기합 소리가 파고든다.

▲ 엄봉선 관장(왼쪽)과 김옥선 사범

엄봉선 관장(39)은 “선수부 운영에는 특별히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지망자의 운동 능력과 적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학부모와 심도 있게 상담을 하고, 테스트와 적응기간 등을 거친 후에 비로소 정식 훈련에 참여하게 한다”고 말했다.

현재 100명 정도의 수련생 가운데 12명이 선수부에서 훈련하고 있다. 모두 홍천초등학교 학생이며 학년별로 고르게 분포돼 있다. 대회에 출전할 때는 홍천초등학교 소속이지만 선수부 수련생들은 중앙태권도체육관에서 실력을 배양한다. 훈련 프로그램은 물론 대회 출전 시 경기장 세컨드까지 거의 모든 사항을 중앙태권도체육관이 담당한다.
 
일반 태권도장이 선수부를 꾸려 가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홍천에서도 예전엔 여러 도장들이 선수부를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는 중앙태권도체육관을 비롯해서 두 군데 정도만 선수부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어려운 일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홍천 출신 엄 관장의 사명감 때문이다. “어렸을 때 태권도를 무척 하고 싶었지만 제가 살았던 곳에는 변변한 도장 하나 없었어요. 중고등학교에 다니면서 비로소 태권도를 시작할 수 있었어요. 당시의 척박한 태권도 환경을 떠올리면서 지금 어린 세대에게는 좀 더 개선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제가 고향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서울에서 사범 생활을 하며 자리 잡을 수도 있었지만 엄 관장은 지난 1997년 7월 20대의 젊은 나이에 고향 홍천에 중앙태권도체육관을 열었다. 그리고 1999년부터 선수부를 본격적으로 운영하며 고향의 태권도 인재 요람 역할을 해 오고 있다.

엄 관장 곁에는 부인 김옥선 사범(38)이 있다. 김 사범 역시 홍천 출신. 엄 관장의 엄격함과 대비되는 부드러움으로 수련생 지도에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저 역시 어렸을 때 태권도를 배우고 싶었는데 여건이 여의찮았어요. 그래서 늘 수련생들에게 많이 베풀고 싶죠. 태권도 수련을 통해 학생들이 올바른 인성을 기르고 인재로 성장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김경민 군은 ‘고3’임에도 중앙태권도체육관의 가장 부지런한

▲ 홍천 중앙태권도체육관 수련생들이 발차기 수련을 하고 있다.

수련생 가운데 하나다. 대학의 부사관학과 진학을 목표로 설정한 김 군은 현재 2단으로 3단 취득을 위해 더운 날씨에 아랑곳없이 훈련에 열심이다. 김 군은 “관장님이 태권도만 가르쳐 주시는 게 아니에요. 진로 문제와 같은 여러 고민들에 대해서도 조언을 해 주시지요” 하고 귀띔해 주었다.

이렇듯 사제 간의 돈독한 정을 바탕으로 중앙태권도체육관은 지역 태권도 문화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엄 관장은 “태권도에 대한 꿈을 가진 학생이 그 열정을 펼칠 수 있도록, 또 모든 수련생들의 삶에 태권도가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한다.
<김진환 기자>

김진환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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