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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체고 태권도부 코칭스태프와 학생선수들이 훈련을 마치고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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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실상부 엘리트 스포츠 스타 산실
올봄 더욱 화려해진 우승 퍼레이드
오월의 햇살은 서울체고 태권도부의 향연을 축하하는 팡파르였다. 지난달 29일 폐막한 대통령기대회에서 여고부 우승을 차지하며 서울체고는 올봄 연이어 펼쳐진 우승 퍼레이드의 절정을 만끽했다. 3·15대회부터 문체부장관기, 5·18대회를 거쳐 대통령기에 이르기까지 굵직굵직한 주요 대회에서 어김없이 우승의 전과를 올린 것이다.
기온이 26.2도까지 상승한 지난 1일에 찾은 올림픽공원 인근 서울체고 종합체육관. 화려했던 봄날을 잊은 듯 태권도부 선수들은 하나같이 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힘겨운 훈련을 성실하게 이겨내는 그들의 모습만으로도 ‘금빛 성과’의 근거는 충분해 보였다. 우렁찬 기합 소리는 무더위를 사멸시키고 송골송골 맺힌 구슬땀에는 현실에 대처하는 치열함이, 앳된 얼굴에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서려 있었다.
서울체육고등학교는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엘리트 스포츠 선수의 산실이다. 지난 1974년 설립인가 후 첫 신입생이 입학한 이래 한국 스포츠의 역사를 장식한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했다.
태권도부 역시 우수선수 양성의 한 축을 담당해 왔다. 역사와 전통으로 쌓아온 명성은 지금 서울체고에 몸담고 있는 교직원과 학생선수들에게 높은 자부심과 함께 무거운 부담감으로 작용한다.
김맹곤 감독은 서울체고에 부임해 온 2004년을 회고하며 “당시에는 지금보다 오히려 인지도가 더 높았던 것 같다”고 말한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3인방인 임수정, 황경선, 차동민이 당시 3학년들이었다. 2004년 그해 황경선은 아테네올림픽에 출전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임수정은 중학생 시절부터 국가대표를 지낸 스타였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김 감독은 이례적으로 태권도부 운영방침을 ‘공부하는 태권도 선수’로 잡았다.
“운동선수는 반드시 은퇴하게 되어 있어요. 선수로서 은퇴를 하더라도 사회인으로서는 젊은 나이일 수 있죠. 은퇴 후 지도자 생활뿐 아니라 다양한 진로를 모색해 성숙한 인간으로서 삶을 영위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태권도 분야뿐 아니라 우리나라 스포츠 유관 기관에 선수 출신은 상당히 드문 것이 현실입니다. 학생선수 시절 공부도 열심히 해서 은퇴 후 태권도 행정가 등으로 진출한다면 개인은 물론 우리나라 스포츠 발전에도 큰 이득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체고는 몇 년 전부터 일반전형의 경우 중학교 3학년 1학기 학과성적 중 4과목(국어, 사회, 체육, 영어)의 각 과목 석차 백분율 평균이 하위 10% 미만일 경우 입학할 수 없는 규정도 시행해 오고 있다. 엘리트체육 명문으로서 학생선수의 학습권에 있어서도 선도적 역할을 하려는 의지의 발로다. 이 학교 선수들은 학생으로서 오전수업에 충실하게 임하고 있다. 김 감독은 현직 교사로서 체육부장 직무도 수행하며 전교생이 학업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이러한 지도철학은 그 자신 태권도 선수 은퇴 후 임용시험을 거쳐 인문계 고등학교 교사로 수십 년 재직하며 학생들을 가르친 이력과도 통한다.
성적 지상주의인 우리의 엘리트체육 현실에서 김 감독이 이 같은 교육철학을 펼칠 수 있는 것은 유능한 박정우 코치의 지원 덕분이다. 박 코치는 지난 1999년부터 서울체고에서 숱한 우수선수들을 양성, 명조련사로 정평이 나 있다. 졸업생과 재학생으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고 있는 데 대해 박 코치는 “서울체고 학생선수들은 좋은 재능을 지니고 있으면서 성실한 자세로 훈련하고 생활하기 때문에 훌륭하게 성장하는 것 같다”며 공(功)을 제자들에게 돌렸다.
올해 코칭스태프에 최진미 코치가 합류했다. 최 코치는 2002년 서울체고 재학 당시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의 쾌거를 이뤘지만 이후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했었다. 중국에서 코치생활을 하던 그는 모교의 부름에 흔쾌히 응했다. 이제 석 달 남짓, 학생선수들과 꽤 정이 든 듯했다. “훈련 중에는 엄격한 코치로서, 그 외 시간에는 좋은 선배로서 학생선수들을 대한다”는 최 코치는 “내 경험을 바탕으로 부상과 같은 고충에 대해서도 후배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선수관리와 훈련은 대회 성적으로, 학생선수로서의 올바른 자세는 평소의 인성으로 드러난다. 새 학기 들어서 이제까지 거둔 성과는 밀도 높은 동계훈련의 결과다. 그러나 김맹곤 감독은 “경기장에서 이뤄낸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공립 특수목적고로서 태권도부 학생선수들이 동량지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환 기자>
김진환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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