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련 중이던 김은주 사범과 수련생들이 밝은 표정으로 포즈를 취했다.

충북 제천의 한국체대코리아태권도체육관(관장 조영복)은 이 지역에 양질의 태권도 토양을 일궈온 텃밭이다. 여러 해 동안 ‘선수부’를 운영하며 ‘태권도 꿈나무’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담당해온 것이다.

선수부 운영은 일반 태권도장으로서는 번거롭고 크게 득이 되지 않는 일이다. 대도시는 물론 대부분의 지역에서 선수 육성은 각급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지역의 척박한 태권도 기반과 미미한 교육 환경 속에서 한국체대코리아체육관은 태권도 인재의 요람을 자처하며 꾸준히 선수부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선수부 수련생들은 체계적인 훈련으로 경기 기량을 쌓고 각종 대회에 출전한다. 물론 대회 출전은 각 선수들의 소속 학교 이름으로 이뤄지지만 훈련에서부터 경기장 세컨드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선수 관리는 철저히 한국체대코리아체육관이 챙기고 있다.

이달 초 있었던 제31회 교육장기차지 태권도대회 겸 제39회 충북소년체전 대표 선발대회에는 총 12명이 출전해 7명이 우승을 하는 등 대부분이 입상하는 좋은 성과를 올렸다. 김은주 사범은 “대회에서 우승함으로써 자신감을 갖게 되고 더욱 열심히 훈련하는 동기를 얻게 된다. 그러나 도장에서는 그보다 어린 나이의 선수들이 흥미를 유지하면서 기본기를 다지는 교육훈련을 중요하게 여기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사범은 이 도장에서, 그리고 제천상고에서 조영복 관장으로부터 태권도를 배웠던 사제지간이다. 도장에서는 조 관장이 비운 자리를 알아서 채워나가는 살림꾼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체대코리아체육관 수련생은 모두 70명 정도. 일부 유치원생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초등학생이다. 하나같이 태권도를 좋아해 지원하기는 하지만 효율적 지도를 고려해 현재 선수부는 각 체급별로 1명씩 12명으로 이뤄져 있다.

선수부뿐 아니라 모든 수련생들의 지도를 전담하고 있는 김 사범은 “선수부와 일반부의 수련은 어떻게 보면 별 차이가 없다. 기본적으로 태권도 수련을 통해 올바른 인성과 심신의 강건함을 길러 주는 도장의 기능을 간과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난히 눈에 띄는 건 명상수련 모습이다. 천사 같은 얼굴의 수련생들이 도복을 입고 지그시 눈을 감고 앉아 있는 광경이 태권도 수련 과정 속의 동(動)과 정(靜)의 조화를 나타내고 있는 듯하다. 명상은 한국체대코리아체육관의 여러 가지 수련 내용 가운데 하나. 그밖에도 공인태권체조와 음악줄넘기 등을 통해 수련생들은 집중력과 발표력 등을 신장시킨다.

물론 모든 수련의 기본과 중심은 태권도다. 세태에 따라 효율적 수련을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의 응용이 이뤄질 뿐이다. 김 사범은 “제천에서 ‘음악품새’를 실시하는 태권도장은 이곳이 유일하다”고 귀띔했다. 기본적으로 중요한 품새를 음악과 함께함으로써 수련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음악품새 덕분인지 도장 안 수련생들의 분위기는 항상 즐거운 듯했다. 정해진 시간보다 훨씬 일찍 도장에 온 선수부의 권기찬(4학년) 군은 “(김은주 사범이) 잘 가르쳐 주신다”고 좋아했으며, 유현선(2학년) 양은 “(태권도가) 그냥 좋다”며 흔쾌히 말했다. 유 양의 어머니 안정미 씨는 “현선이가 태권도를 시작한 이후 어느 때부터인가 차분한 태도와 배려하는 자세를 보여줘 흐뭇했다”면서 “평소 김은주 사범님과 자주 연락하며 상담할 수 있는 점도 좋다”고 미소지었다.

관장과 사범, 사범과 수련생, 도장과 학부모, 이렇게 서로에 대한 신뢰가 한국체대코리아체육관을 즐거운 장소로 만드는 것 같았다. 내달 9일부터 경북 안동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제9회 여성가족부장관기 전국여성태권도대회를 준비하는 선수부 수련생들의 기합 소리가 도장 안에 쩌렁쩌렁 울리고 있었다.
<김진환 기자>

김진환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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