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기대회에 참가한 안중고 태권도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올해 고등부 대회마다 다소 낯선 ‘안중고’라는 교명(校名)이 눈길을 붙잡는다. 지난 29일 막을 내린 대통령기대회에도 어김없이 출전, 대회에 신선함과 활력을 더했다.

평택 안중고등학교 태권도부는 올해 창단된 신생팀이다. 감독과 코치, 그리고 선수 16명으로 구성돼 있다. 규모로는 미미해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기대감을 갖게 하는 알찬 내면을 갖추고 있다.

신경수 감독과 신준식 코치는 모두 국가대표를 지낸 지도자들이다. 신 감독은 선수 은퇴 후 안중고에서 체육교사로 10년 가량 재직해 왔으며 태권도부를 창단하는 데 산파역을 했다. 그는 “학교에 훌륭한 전통을 세우기 위한 든든한 주춧돌을 놓는 심정으로 (태권도부 창단의) ‘첫 단추’를 끼웠다”면서 “이정순 이사장님을 비롯한 학교 측의 사려 깊은 지원을 바탕으로 태권도부는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안중고는 사실 예약된 태권도 명문이다. 지난 1964년 개교 후 오랜 기간 전교생을 대상으로 국기 태권도 수련을 실시해 왔다. 이러한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태권도부 창단이 차근차근 준비되어 왔다. 종합체육관이 1,5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2,066㎡ 규모로 증축됐고, 쾌적한 환경의 기숙사를 지어 선수들이 훈련과 학습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특히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신준식 코치를 영입함으로써 국가대표 출신의 유능한 코칭스태프가 완성됐다. 신 코치는 “고교 시절은 태권도 선수로서 중요한 시기인 만큼 경기 경험과 노하우를 잘 전달해 후배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면서 탄탄한 기본기와 빼어난 기술 연마가 가능하도록 선수들 눈높이에 맞춘 훈련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창단을 앞둔 팀은 선수 스카우트가 어렵다. 아무것도 검증된 것이 없고 비전도 불투명하기 때문에 학생선수와 학부모 입장에서 선뜻 입학을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중고는 전국 중학교에서 9명을 스카우트했고, 7명을 전학생으로 받아들였다.

이렇게 모인 안중고 선수들은 운동 환경에 대해 “대만족”이라고 한목소리를 낸다. 2학년 성기웅(플라이급)은 “전학 와서 보니 훌륭한 감독·코치 선생님께 지도받을 수 있어 기량 향상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고, 1학년 최동규(핀급)는 “힘들고 어려운 점에 대해 잘 지도해 주고 보살펴 주신다”고 고마운 마음을 나타냈다.
 
대회장에서는 세컨드를 맡은 신 코치가 경기 전후 출전 선수들을 토닥이며 열심히 설명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신 코치는 “경기를 치른 선수와 함께 분석하고 논의하는 시간을 통해 선수 스스로 깨닫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수시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신 감독도 “고교 수준에서는 선수와 세컨드가 한 몸과 같이 팀워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제(師弟) 간의 진심어린 모습뿐 아니라 선후배, 동료 사이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이 학교의 특징이다. 2학년 홍민기(밴텀급)는 “함께 생활하는 선수들이 무척 좋다. 그래서 기숙사 생활이 더욱 즐겁다”고 웃음지었다.

기숙사는 단순히 잠만 자는 곳이 아니다. 휴식과 함께 학생선수의 본업인 ‘공부하는 곳’으로 마련됐다. 이제 막 출범한 안중고 태권도부는 ‘공부하는 운동선수’, ‘바른 인성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는 전통을 만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1학년 지민수(페더급)는 “좋아하는 태권도를 하면서 공부도 열심히 해 체육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수줍게 자신의 꿈을 이야기했다.

현재 1, 2학년만으로 구성된 태권도부 선수들이 3학년으로 올라가고 신입생이 들어와 각 체급별로 고른 분포가 이뤄질 때쯤 안중고는 또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신경수 감독은 “좋은 환경을 바탕으로 훌륭한 전통을 세워 모든 중학교 선수들이 진학하고 싶어 하는 안중고등학교 태권도부가 되도록 다 함께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환 기자>

김진환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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