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지역 출신 운동선수들의 요람 역할을 해온 35년 전통의 인천체육고. 높지는 않지만 산꼭대기에 자리 잡고 있어 등교도 쉽지 않아 보인다. ‘체육고답게 등교할 때부터 바로 체력훈련이 시작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인천체고의 운동종목은 총 13개. 그 중 태권도부는 특히 한 개 종목 이상의 역할을 해왔다. 학교에서 가장 중시하는 대회 중 하나인 전국체전에서 꾸준히 금메달을 획득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인천체고 태권도부를 이끌고 있는 문용철(34) 코치가 부임한 2005년부터 한해도 빠짐없이 금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5명의 선수가 참가해 모두 입상하는 좋은 성과를 얻었다.

이 팀의 저력은 전국체전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인천체고 태권도부는 수

▲ 인천체고 선수들의 겨루기 훈련 모습.

많은 국가대표를 배출했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을 만큼 유능한 선수들이 이 팀을 거쳐 갔다. 임신자 경희대 교수를 비롯해 조향미 하동군청 감독과 한국가스공사에서 선수로 이름을 떨쳤던 강남원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 물론 문 코치도 인천체고 출신 국가대표로 선발됐던 유능한 인재다.

이와 같은 학교의 명성은 지금도 재학생들이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올해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대표로 선발된 임소라가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 대회에서 임소라는 종료 3초전 외국 선수들은 좀처럼 시도하지 못하는 멋진 뒤후려차기를 상대의 얼굴에 명중시키며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했다. 17세 어린 소녀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침착하고 정확한 공격에 관중들은 환호했다.

이처럼 좋은 성적을 내고 훌륭한 선수들을 많이 배출해낸 힘의 원천을 문 코치는 체력단련이라 꼽는다.
 

▲ 문용철 코치.

“우리 선수들은 운동량이 많은 편입니다. 그렇다 보니 체력이 좋아지고 체력이 좋으면 기술 발휘나 전략 구사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봅니다.”

체육고는 일반 학교와 달리 각 종목 운동이 정규수업으로 편성돼 있다. 더군다나 비중이 커서 일주일에 20시간은 운동 수업을 해야 하고 입상 전적과 시험, 태도 등을 조합해 성적을 매긴다. 일반 학교 운동부 선수들이 국영수를 포함한 수업을 받을 때 체육고 선수들은 운동을 한다. 노력하는 사람에게 당해낼 수 없다는 진리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타 종목과의 교류 훈련도 이 팀을 강하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체조 지도자에게서 유연성을 배우고 역도 지도자와 함께 근력 운동을 한다. 13개 종목 선수들의 교류 훈련이 선수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학교 측의 지원도 놀랍다. 태권도부에 꽤 많은 예산이 책정돼 있는 덕분에 학생들의 금전적인 부담이 적고, 지도자의 생각대로 대회 출전이 가능하다. 태권도부는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

명문다운 면모를 갖추고 있는 인천체육고 태권도부. 올해도 전력이 좋다. 우선 여고부에서는 3학년 임소라, 김소희, 김빛나로 구성된 ‘빅3’가 올 초부터 메달을 쓸어 담고 있다. 여기에 용인대총장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2학년 선보라도 가세해 여자부는 전국 제패 가능성이 다분하다.

최근 여자부의 강세로 다소 기죽어 있던 남자부에서도 주장 정공민과 3학년 김선우, 2학년 이승환이 기대주로 부상하고 있다. 인천체고가 올해 남녀 동반 우승의 목표를 실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신병주 기자
• sign23@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