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장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은? 금방 떠오르는 곳이 상가 건물이다. 최근 도장 위치로 각광받고 있는 곳은 아파트 상가와 초등학교 인근 상가. 이 두 곳이 가장 수련생 확보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지역에서는 임대료가 너무 비싸서 1층에 태권도장을 꾸리기가 쉽지 않다. 매입하는 것은 더더욱 힘들다. 그래서 도장은 항상 건물 2층 이상에 위치하고 있다. 건물 중간에 다른 간판들이 빼곡히 들어선 곳에서 태권도장도 존재를 알리기 위해 눈에 띠는 간판을 달아놓는 것이 보통이다. 불과 15년 전까지만 해도 도장 느낌을 뿜어내는 태권도장이 많았지만 요즘은 그런 곳을 찾아보기 어렵다. 한마디로 보습학원이나 태권도장이나 겉모습이 그게 그것, 구분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단독 건물 1층의 도장. 관장들에겐 꿈같이 들리는 말이다. 그러나 부동산 시세가 높은 도심에서는 어렵겠지만 조금 외곽으로 나가면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주 수련 대상인 초등학생들이 많지 않은 곳은 관장들에게 매력이 없다. 그래서 관장들은 도심에서 벗어난 곳이라도 아파트 단지나 초등학교가 붙어 있는, 소위 명당자리만 찾아다닌다.

▲ 최정락 관장.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의 한산한 도로를 지나다 보면 어린이들의 힘찬 기합소리가 들린다. 도복 입은 태권 꿈나무들의 모습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그것도 아주 가까운 곳에서 말이다. 1층짜리 목조 건물에 천정 높은 나래꿈나무태권스쿨. 창문을 활짝 열고 수련생들이 태권도 수업에 집중하고 있다. 얼핏 봐도 ‘아! 태권도장 모습은 이래야 되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도장은 또 얼마나 넓은지 온갖 운동을 다 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다. 사방에 창문이 있는 넓고 높은 태권도장, 꿈같은 도장이 바로 여기 있다.

최정락(37) 관장이 흥해에서 도장을 시작한 것은 2006년. 여느 도장과 다름없는 환경에서 2년간 도장을 운영했었다. 그러다 아이들의 심신의 건강을 위해 더 좋은 환경에서 수업해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이와 같은 도장을 구상하게 됐고 2008년 가까운 지역에 부지를 물색해 지금의 도장을 만들게 됐다.

학부모들의 반응은 두말할 것 없이 좋다. 자식들이 답답한 상가 건물에서 땀 흘리는 것을 좋아할 부모들은 없을 것이다.

태권도 수업 이외에 또 한 가지 학부모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이 바로 차량 전담 기사다. 도복을 입은 관장이나 사범이 수련생들을 바쁘게 실어 나르는 다른 도장들과는 비교되는 모습이다. 전담 운전기사를 두면 아이들이 더 안전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70여명의 수련생을 위해 전담 기사를 두는 곳은 별로 없다.

최 관장의 가장 큰 기쁨은 어린 수련생들이 그가 기대했던 대로 성장하는 모습이다.
 
“올바르게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제 가장 큰 보람입니다. 저는 좋은 환경에서 바른 교육을 하고, 제자들은 바라는 대로 무럭무럭 자라고.”

최 관장은 지금의 삶이 행복하다. 70명의 제자들과 함께 좋은 곳에서 운동하는 것에 만족하고 있는 것이다. 이 도장 수련생들에게 가장 큰 교육이 바로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최 관장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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