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accept the unavoidable and wish everybody who wants to quit your school good luck.”
1년 또는 2년에 한 번씩 한국에 갈 수 있는 외국인 사범들은 그리 흔치 않다. 외국인 사범들 중 기술면이나 정신면에서 높은 단계에 올라선 사람들은 많다. 특히 스포츠 부문에서 태권도 코치와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을 이기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태권도가 성공의 길로 가고, 진정한 국제 스포츠로 자리 잡는데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스포츠는 태권도의 한 부분일 뿐이다. 경쟁을 목적으로 하는 스포츠 태권도가 무도 태권도 발전에 얼마나 도움을 주었는지, 한 번 의심해볼 여지가 있다. 내 말은 스포츠 경쟁을 무시하자는 것이 아니다. 태권도의 스포츠화는 태권도를 국제화하는 데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여러 해 동안 지역대회에서부터 세계대회(World Championships)에까지 참여하면서 여러 레벨의 많은 선수들을 만나보았다. 내가 염려하는 것은 메달을 받는다는 겉으로 드러나는 목표를 위해 태권도의 기본 윤리적 가치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지로 태권도 수련생 중 경기에 참여하는 사람은 소수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태권도 수련에 참여하는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수백만 명의 수련자들 중 어떤 사람들은 태권도를 단지 건강을 위한 체조로 애용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호신술을 목적으로 배우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태권도를 강한 신체 발달을 위해 수련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자신을 성찰하고 명상하는 도구로 쓰기도 한다. 이러한 다양한 스펙트럼(spectrum)을 가진 태권도는 그 어떤 ‘스포츠’와도 비교할 수 없다. 이러한 매력 때문에 어린아이에서부터 노인들까지도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다.
처음 사범 생활을 시작할 당시 나는 많은 부분에서 통찰력과 경험이 부족했다. 수련이 끝나고 수련생에게 좋은 평가를 받거나, 수련생들의 실력이 늘어나는 것을 볼 때 마냥 행복했다. 어떤 수련생들은 능숙한 태권도 기능인이 되었지만, 어떤 수련생들은 내가 그들을 위해 얼마나 애를 쓰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지 중간에 그만두었다. 처음에는 내 훈련 방식에 문제가 있어서 수련생들이 떠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시간이 좀 흐르고 나서 나는 그렇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사범으로 부족해서가 아니라 모든 도장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대다수의 수련생들이 떠나지 않는 이상 몇 명이 떠난다고 해서 사범의 역량이 부족해 그런 일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떠나는 사람은 그 사범의 방식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간 것이다. 사범마다 자신에게 맞는 수련생을 이끌게 되어 있다. 사범에게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은 떠나게 되어 있다. 세계 챔피언이 세계 최고의 코치가 되어도 그 또한 자신에게 적응하지 못하는 선수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 선수들은 다른 식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앞차기’와 ‘불고기’의 차이를 모르는 멍청한 사범에게도 그를 칭송하고 따르는 제자 몇 명씩은 있게 마련이다. (On the other hand, every knucklehead will find his handful of apostles who will praise his excellence, even if he does not know the difference between ‘ap chagi’ and ‘bulgogi’.) 그러니까 피할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고, 떠나는 수련생은 축복해서 보내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러한 교훈을 나는 아주 빨리 터득할 수 있었다. (This was one lesson that I learned very quickly.)
나는 오스트리아 사람이기에 오스트리아 수련생들이 보통 어떤 식으로 사고하고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그렇지만 해외에 나와 태권도를 가르치는 한국인 사범들에게 이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이광배 사범을 비엔나에 초청했을 때, 나는 그분을 통해 한국인 사범이 현지인을 가르칠 때 생기는 문제를 아주 잘 경험할 수 있었다. 비엔나 사람들은 ‘Wiener Schnitzel’(비엔나식 돈까스)를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이것을 주식으로 먹는다. 하지만 오랫동안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못 먹게 되었다고 금단증상(withdrawal syndrome)에 빠지는 비엔나 사람들은 만나보지 못했다. 반대로 한국인 사범은 하루 동안 김치를 먹지 못하면 죽을 것 같이 행동한다. 다행히 요즘은 한국 식당이 전 세계 곳곳에서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하루에 한 번씩은 김치를 먹을 수 있어 이 문제가 해결되었지만 말이다.
노르베르트 모쉬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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