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새 경기규칙과 세계 판도 변화

신병주 기자
승인 2010.03.12 18:15
호수 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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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경기규칙 장신에 절대 유리

멕시코에서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연이어 개최된 제1회 유스올림픽 세계예선대회와 제8회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가장 큰 변화는 얼굴 공격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 세계태권도연맹(WTF)에서 지난해부터 적용한 차등점수제에 따라 세계 태권도 겨루기 경기의 판도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WTF는 얼굴 공격에 3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주고 있으며 몸통의 경우 전자호구가 측정한 강도만으로 점수가 부여된다. 키가 크고 힘이 좋은 외국 선수들은 얼굴 공격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하고 이번 대회에 출전해 이들의 공격은 상당히 위력적이었다.

장신의 외국 선수들은 한쪽 다리를 들고 상대의 얼굴을 노리는 공격을 선보였고, 실제로 큰 위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공격을 위해 들고 있는 다리는 상대 공격을 방어하기에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WTF는 다리로 상대 공격을 막아내는 것을 ‘커트발’로 규제하고 있다. 상해 위험도 있고 경기를 매끄럽게 하지 못한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상체 쪽에서 다리가 교차되는 경우에는 공격인지 방어인지 판단이 쉽지 않다. 때문에 쉽게 경고를 주지 못하고 외국 선수들은 이런 점을 적절히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다리를 들고 얼굴만 노리는 것은 올바른 태권도 겨루기가 아니다’, ‘태권도 경기가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얼굴 공격이 많아지고 두세 점 우위를 지키기 위해 3회전에서 상대를 피해 다니는 모습이 거의 없어졌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박진감 넘치고 재미있는 태권도 경기로 변화되고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앞으로도 국제대회에서의 얼굴 위주의 공격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국내 대회에도 변화의 바람이 몰려 올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호구·비디오판독 판정시비 줄였지만 경기지연 불만

WTF는 지난해 6월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월드컵 단체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국제대회에서 지속적으로 라저스트 전자호구를 사용하고 있다. 또 지난 10월 덴마크에서 개최된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비디오판독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와 같은 시도는 판정의 시비를 줄이겠다는 WTF의 의지로 보인다.

그러나 당시 라저스트 전자호구는 정확한 강도를 측정해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고, 비디오판독은 몇몇 경기에서 방송사 리플레이와 상반된 내용을 보여 관객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라저스트 전자호구와 비디오판독에 대한 불만이 거의 없었다. WTF의 공정한 판정을 위한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공한 듯했다.

하지만 전자호구의 시스템 오류로 인해 경기가 중단되는 경우가 속출했다. 특히 경기 첫날인 3일에는 한 경기가 30분 이상 늘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첫날에 비해 오류가 줄어들긴 했지만 경기 마지막 날까지 호구의 오류로 인한 경기 중단이 없어지지 않았다.

<멕시코 티후아나=신병주 특파원>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