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에서도 중고등 학생들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보다는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에 치중하고 있어 태권도장 수련생의 연소화 현상은 쉽게 바뀔 것 같지 않다. 중고생 및 성인 수련생들을 확보하는 것이 태권도와 도장이 발전하는 길이라는 것은 제도권과 일선 관장들이 모두 인식하고 있는 일이지만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거의 없다.
 
경기도 의정부 극진회미션태권도장은 이와 같은 현실의 벽을 넘기 위해 오랜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중고생과 성인 수련층이 점차 증가되고 있다. 김현규(35) 관장이 운영하고 있는 이 도장에는 현재 중고생 및 성인 수련생이 40%에 이르렀다.
 
“어린 수련생들을 대상으로 한 놀이형 태권도 교육만 실시하면서 중고등 학생들이 입관하기를 바랄 수는 없습니다. 우리 도장에서는 중고생 및 성인들이 원하는 심층적인 태권도 지도를 할 수 있는 시설과 인력,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심층적 수련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탄탄한 지도력을 갖춘 사범의 확보다. 김 관장은 지난해부터 성화대 태권도 품새팀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을 만큼 실력을 인정받은 지도자다. 또 전체 수련생 숫자에 비해서는 많은 4명의 사범들이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김 관장은 심층적인 태권도 수련을 원하는 수련생 30~40여 명을 위해 도장 위층에 별도의 수련 공간을 마련했다. 물론 지도자도 철저하게 분리돼 있다. 도장으로서는 큰 부담이지만 어린이 수련생과 같은 공간에서의 교육은 효과가 떨어진다는 김 관장의 확고한 의지 때문이다.
 
심층 수련을 기초로 한 교육 이외에 김 관장이 중고생 및 성인 수련생들에게 수련의 동기를 부여하는 요소는 태권도 전공 대학 진학과 지도자 교육.

“태권도학과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태권도 특기생으로 체육대학에 입학도 가능합니다. 고교 졸업 후 태권도 지도자를 꿈꾸는 수련생도 있습니다. 그들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부합한 교육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품새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품새대회도 확산되고 있다. 4년 전부터 세계품새선수권대회가 실시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유니버시아드대회에 품새부문이 추가됐다. 대학 진학을 위해서는 대회 입상이 필요하다. 공신력 있는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것은 가산점이 될 수 있고 학교에 따라서는 장학생으로 입학도 가능하다.

극진회미션태권도장은 지역대회는 물론 다수의 전국규모 대회에서도 입상선수를 배출하고 있다. 또 지도자를 꿈꾸는 고교생들에게는 대학 진학과 함께 지도자 교육도 실시한다. 최근에는 태권도장 개관을 원하는 성인들도 하나둘씩 이 도장을 찾고 있다.

심층 수련생 30~40명의 수련비로는 별도의 수련장과 지도 사범을 운영하고 대회까지 출전시키는 일이 쉽지 않다. 김 관장은 “수련 시간도 길고 여러 가지 부대비용도 있기 때문에 나이별, 목적별로 수련비에 차이를 두고 있습니다.” 라고 운영 방식을 설명했다.

그렇다고 불만을 제기하는 수련생이나 학부모들은 없다. 저렴한 수련비보다는 수련비 이상의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김 관장의 생각을 수련생도 학부모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도장 이름도 독특해 주변에서 ‘극진가라테’가 아니냐는 농담조의 질문도 자주 받는다고 한다. 최선을 다하는 지도자와 수련생으로 이뤄진 도장을 만들고 싶어 김 관장이 지은 이름이 ‘극진회(極盡會)’일 뿐이다. 김 관장은 “나름대로 뜻을 담아 만든 이름인데 극진가라테로 오해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가라테와는 전혀 상관없는 정통 태권도장입니다.”라고 강조한다.

초등학교 어린 수련생 모으기 과열경쟁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요즈음의 태권도장들 사이에서 태권도 수련층의 확대를 위해 연구하는 젊은 관장의 노력이 새삼 가치 있게 느껴진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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