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김대기 차관이 국기원과는 정관개정 문제로 더 이상 협의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지난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김 차관은 “개정법안이 거의 통과된 시점이어서 국기원과 협의할 시기는 이미 지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정관개정에 대해서는 문체부와 국기원 간 타협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또 문체부는 현재 새 정관에 ‘공무원법 33조의 공무원 임용 결격사유’를 적용하는 내용을 포함시키는 것에 대해서 재고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 차관은 “이 조항에 해당되는 인물이 극소수인 것으로 안다. 개인적으로 억울한 것은 이해하지만 공인이라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기원은 2006년 11월 국기원 이사들이 제출한 태권도진흥법안 제정을 요청하는 서면결의와 관련해 ‘이사회 의사는 서면 결의에 의할 수 없다’는 국기원 정관을 근거로 태권도 진흥법 자체가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차관은 국기원의 특수법인화에 동의하는 결의서를 공문 형식으로 보내놓고 이제 와서 다른 소리를 하는 것에 이해할 수 없다며 (국기원의 주장은) “당시 정황 등을 고려해 법원에서 판단 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법정법인화 (반대) 문제는 (이미 마련된 법에 의해) 법정법인 전환 후 지속적으로 태권도인들이 통일된 의견으로 국기원 법정법인에 대해 반대할 경우 그때 다시 고려해 볼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기원은 지난 20일 이사회의 결의로 국기원 법정법인화 반대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발족했고, 6만5천700명의 태권도인들에게서 법정법인화를 반대한다는 서명을 받은 상태다. 이번에 개정된 법안이 3월 국회를 통과하고 정부가 국기원의 법정법인화를 강행할 경우 대책위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하지만 문체부 입장도 강경했다. “태권도의 이미지를 생각한다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국기원 법정법인화를 반대하는 과정에서 만약 불법적인 요소가 가미된 행위를 할 경우에는 법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문체부 측은 ‘국기원 원장이 문체부장관 승인사항은 아니다’, ‘법정법인이 돼도 퇴직 공무원을 국기원으로 낙하산 인사하는 일은 없을 것’ 이라는 등의 말로 정부에서 국기원을 장악하려는 뜻이 전혀 없음을 설명했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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