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루기 훈련 중 강철우 감독이 꼼꼼하게 경기를 지켜보며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있다.

강한 체력과 드높은 사기로 무장한 고교 유망주들이 동계훈련을 마치고 처음 격돌하는 제주평화기대회에서 노희수가 여고부 헤비급을 제패하며 창동고의 2010년 힘찬 도약을 예고했다.
 
창동고는 강철우 감독 부임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선수층도 두꺼워지고 있으며 무엇보다 경기 결과가 좋다. 입상이 없더라도 선수들이 고루 메달권에 육박하고 있으며 큰 기복 없이 고르게 향상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강 감독은 2007년 겨울부터 선수들과 함께 훈련했다. 그리고 부임한 이듬해 창동고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8월 문체부장관기대회에서 여고부 단체전 우승을 차지해 2003년 창단 이래 첫 전국규모대회의 우승기를 거머쥐었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 대표로 전국체전에 출전한 이슬(웰터급)이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강 감독의 팀 운영방침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선수 발굴에 전력을 기울인다. 스카우트전쟁에서 전적이 좋은 선수를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를 찾아다니는 것이다. 물론 발품을 팔아 돌아다니는 수고는 고스란히 자신이 떠맡는다.

두 번째는 항상 선수들에게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강조한다. 

▲ 김병란 교장.

“결과도 중요하지만 진짜 이기고 지는 것은 판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승패와 상관없이 자신에게 부끄러웠는지 만족했는지를 먼저 생각해 보라고 말합니다.”
이겼어도 자신이 최선을 다하지 못했거나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면 패자나 다름없다. 반면 경기에서는 졌지만 스스로 만족스러운 경기를 펼쳤다면 모두 승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고교생들에게 경기는 결과보다는 학습이 중요하고 더 큰 결과를 내기 위한 발판입니다. 과정에 충실하다 보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이루게 되는 것 아닌가요?”

마지막으로 그가 중시하는 것이 바로 기본기. 그중에서도 유연성이다. 기본기라고 하면 기본발차기나 스텝, 체력 등을 꼽는 것이 보통인데 그는 그것들 외에 정신적 육체적 유연성을 꼽고 있다.
“유연성이 좋아야 변화되는 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도자가 가르쳐 주는 것들을 쉽게 몸에 익히기 위해서는 유연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태권도 선수로 뛰기 시작해 태극마크까지 달았던 오랜 경험으로 터득한 노하우다.

창동고의 강점 중 하나는 학교측의 열렬한 성원이다. 신기정 태권도부 부장과 김병란 교장의 관심과 애정 덕분이다. 학교 전체가 그다지 넓지 않지만 타교 태권도부에 비해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다. 넓은 강당을 전용 훈련장으로 사용하고 헬스장과 남녀 샤워장, 휴게실과 기숙시설도 갖췄다.

강 감독이 부임하던 해 함께 부임한 김병란 교장은 “남녀 37명의 태권도 선수들이 사용하기에 시설이 아직 부족하다”며 “저녁 늦게까지 강도 높은 훈련을 하는 선수들에게 최고의 지원을 해주지 못해 늘 마음에 걸린다”고 안쓰러워한다.
 
김 교장은 올해부터 태권도부원들이 원어민 강사로부터 특별수업을 받게 할 계획이다. 태권도 선수들은 외국에 나갈 기회도 많고 필요한 회화도 다를 것이라고 판단 때문이다.

강 감독과 장희수 코치가 결의한 창동고만의 규칙이 있다. 절대 선수들만 따로 두지 않는 다는 것이다.
“몸은 큰 녀석들이지만 아직 마음은 어립니다. 태권도 기술, 실력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마음의 안정과 올바른 인격형성이죠. 선수들 사이 상처받거나 불협화음이 생기는 이유는 지도자가 함께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후 늦은 시각 갑자기 눈발이 굵어져 교통혼잡이 예상되는 이날 창동고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을 모두 귀가시킨 후에야 일과를 마감했다. 교장을 비롯한 교사들의 전폭적인 지원, 학생들의 격려, 훌륭한 감독 코치의 지도, 탄탄한 선수층. 이런 것들이 바로 창동고 태권도부의 가장 든든한 힘이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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