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품새, 격파, 경연 부문이 전환기를 맞았다. 기술은 날로 진화하고, 선수들은 더 높이, 더 빠르게, 더 멀리 도약을 하고 회전을 한다. 경연을 보고 있으면 ‘아찔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아시안게임 정식종목 채택, 그리고 각 대학에서 입시 가산점을 부여하다 보니 선수, 지도자들은 기술 난이도에 한계를 두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눈 호강’일 수 도 있지만, 아찔한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더 빠르게, 더 높이, 더 멀리' 자유품새, 시범, 경연 경기규칙 이대로 괜찮은가.

올해 열린 한 대학 총장기에서는 바닥이 미끄러운 새 매트에서 자유품새를 시연하다 구급차로 이송되는 경우도 있었고, 무릎 십자인대 파열이나, 발목, 발가락 골절 부상을 당하는 선수도 점차 늘고 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국내 선발전에서는 ‘새 품새’를 시연하던 김선호(용인대)가 골반이 탈골된 사례, 대학 총장기에서 자유품새를 시연하다가 공중 동작 이후에 착지 실수로 한 선수가 들것에 실려 나가는 사례 등 부상 발생의 빈도가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부상을 유발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선수들이 난이도를 잘못 설정해 무리한 기술을 시도하는 경우, 매트 바닥이 미끄러운 환경적인 요인, 기술의 제한을 두지 않는 경기규칙 등이 있다.

하계 유니버시아드 품새팀 코치를 맡은 차명환 용인대 교수는 “대표팀 훈련에 들어가면서 ‘치어리딩’에서 사용하는 매트를 구매했다. 아크로바틱을 연습해야 하는 선수들의 부상 때문이다. 하루 빨리 모든 대회에 매트를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서 김선호가 부상 때문에 부축을 받으며 퇴장하고 있는 장면

김동명 우석대 교수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난이도에 제한을 두어야 한다. 나이, 성별을 고려해 기술의 난이도를 설정하고, 무리한 동작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요즘은 겨루기보다 시범, 경연하는 선수들이 무릎이나, 발목을 다치는 경우가 많다. 선수들의 기술은 진화하는데, 환경적인 부분은 발전이 없다”며 걱정스러운 조언을 했다.

전민우 경희대 품새단 감독 역시 “경쟁 상대들을 이기려면 한 바퀴를 더 돌고, 더 높게 뛰어야 한다. 능력은 받쳐주지 않는데, 입시 때문에 무조건 난이도를 높게 설정할 수밖에 없다. 제도적으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태권도 기술 발차기의 진화를 제도적으로 막았을 때, 공인품새와 같이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등의 의견도 있다. 

자유품새, 격파, 경연 부문이 태권도의 붐을 일으켰다. 선수층은 두터워지고, 대회 참가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 선수들이 안전한 환경 속에서 기술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경기장,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태권도 경기장이 되길 기대한다.

류호경 기자  hk47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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