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화중 태권도부가 동계훈련 중 기념촬영을 했다.

가난한 가정의 배고픈 아이들이 운동선수가 된다는 것은 아주 오래전 이야기다. 요즘 운동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학창시절부터 부모의 큰 관심과 경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태권도도 예외는 아니다. 타 지역으로 대회 출전이라도 하려면 숙식비용 및 대회 참가비가 만만치 않다. 또 한달 동안 합숙훈련을 실시하는 동계 전지훈련의 경우 그 비용은 서민들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대회 출전에 드는 비용이야 어쩔 수 없지만 목돈이 드는 동계 전지훈련 비용은 태권도 선수를 자식으로 둔 부모에게는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서울의 중학교 태권도 강호로 알려진 중화중은 이런 부담을 줄이기 위해 창단 이래 13년 동안 학교에서 동계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동계전지훈련을 가면 좋은 점도 많습니다. 그래서 많은 팀들이 타 지역으로 훈련을 떠납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부담이 크죠. 그래서 학교에서 훈련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도 13년 동안 시행해 오면서 실보다는 득이 많았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중화중 창단 멤버인 서광석 감독의 말이다.

다른 운동부도 마찬가지지만 태권도팀에서 동계훈련을 실시하는 데에는 몇 가지 공통된 이유가 있다. 집에서 떠나 합숙하면서 강도 높은 훈련으로 짧은 시간에 체력을 향상시키는 것과 다른 지역 선수들과의 합동 훈련으로 경험을 높인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중화중의 동계훈련 프로그램은 오전, 오후 훈련으로 마감된다. 중학교 선수들에게 새벽과 야간훈련까지 강요한다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지도자의 주관 때문이다.

▲ 서광석(왼쪽) 감독과 이창환 코치.

“다른 팀의 지도방식이 틀린다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중등부 선수들에게 강도 높은 훈련으로 체력을 쌓는 것보다는 스스로 하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하고 태권도에 흥미를 잃지 않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문일까? 대부분의 선수들이 동계훈련에 부담을 가지고 있는데 비해 중화중 선수들은 동계훈련에 대한 거리낌이 거의 없다. 다른 팀과의 교류에도 걱정이 없다. 매년 동계훈련 기간 동안 적게는 세 팀, 많게는 여섯 팀 정도가 중화중을 찾아와 함께 훈련한다. 지방의 중학 팀들이 미리 약속을 하고 3~4일 동안 중화중 태권도 전용 훈련장에 합류하는 것이다.

지방에서 올라온 선수들의 숙식도 큰 문제가 없다. 중화중 선수들의 가정에서 홈스테이 형식으로 머물며 함께 자고 아침, 저녁식사를 해결한다. 점심은 훈련장에서 같이 먹는다. 이런 소문이 퍼지면서 지방에서 겨울에 훈련을 위해 중화중을 찾는 팀들이 많다. 모든 팀을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서 감독은 최대한 많은 팀과의 교류를 위해 노력한다.

전지훈련 한 번 떠나지 않은 팀이지만 중화중은 전국에서도 이름을 떨치는 중등부 강호다. 지난해 3.15기념 전국태권도대회에서 남녀 중등부의 우승기를 함께 거머쥐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이 대회에서 중화중은 경기 3일째 남자부의 조승현(핀급)과 강건(밴텀급)이 금메달을 획득해 남중부 종합우승을 굳혔고, 마지막 날 여자부의 이진경(플라이)과 김지원(페더급)이 각각 금메달을, 정재은(밴텀급)이 동메달을 쓸어 담으며 동반우승의 쾌거를 이뤘다.

올해 중화중 선수는 남자 30, 여자 8명으로 총 38명이다. 5년째 중화중을 지도하고 있는 이창환 코치는 “이 정도면 비율도 괜찮고 올해 한 번 더 동반 우승을 목표로 삼을 만합니다. 3학년 선수들이 남녀 모두 기량이 좋아서 더 기대가 큽니다” 라며 웃음지었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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