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8.11.12 월 12:47
상단여백
HOME 대회
우수선수선발대회, ‘물려주기’로 어긋난 스포츠맨십고의로 27점 내주며 패배...“MVP 때문에?”

지난 9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펜싱 종목서 3연패를 달성한 구본길은 진정한 스포츠맨십으로 주목을 받았다.

아직 병역 혜택을 얻지 못한 대표팀 후배 오상욱과의 개인전 결승전서 선의(善意)의 칼을 겨누며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런 스포츠맨십에 박수가 쏟아지는 건 당연했다. 결국 둘은 사브르 단체전서 금메달을 합작하며 해피엔딩을 완성했다.

지난 7일, 2018년도 우수선수선발대회 겸 2019년도 국가대표 선발 예선대회 셋째 날 경기가 열린 철원군 실내체육관. 이번 대회는 아디다스컵을 내걸고 남녀 MVP에게는 100만원 상당의 아디다스 태권도용품을 주기로 했다.

그러나 우수선수선발 취지와 동떨어진 부끄러운 결승전이 펼쳐졌다. 남자 +87kg급 결승전, 소속팀이 같은 한국가스공사 박윤근과 박재광이 코트에 들어섰다. 두 선수는 국가대표 후보군에 포함된 우수 선수들이다. 힘과 체격조건이 남다른 유망한 선수들이다.

주심의 시작 시그널과 함께 결승전은 시작됐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박재광은 아예 공격 의사가 없었다. 박윤근의 느긋한 발에 몸을 맞춰주며 득점을 허용했다. 고의적인 실점은 계속됐다. 허용했다기보다는 득점을 상납했다. 이를 지켜보던 대회 임원들은 혀를 찼다.

MVP 선정과 관련된 자료.

그때 한 임원이 “딱 보면 모르겠어요? MVP 받으려고 하는 거잖아”라며 주변을 침묵하게 했다. MVP 선정 기준은 1위자 가운데 득실점을 차감한 최다 득점자이다.

결국 박윤근은 순식간에 27점을 올렸고, 주심은 직권승(RSC)을 선언했다. 이 경우 박윤근은 규정상 MVP 선정에서 5점을 추가로 획득해 유리한 상황에 놓였다. 현재까지 1위다.

그렇다면 박재광의 부상이 이유였을까?

공교롭게도 이날 결승전에는 같은 소속팀 권혁진이 –58kg급 결승전에 올랐지만, 부상을 이유로 경기포기각서를 제출하며 코트에 들어서지 않았다. 박재광은 별 무리 없이 시상식에 참가했고, 부축 없이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이렇다보니 부상이 아니었다고 가정하면, 부상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일명 ‘물려주기’를 약속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물려주기’를 약속했으면 세컨드가 수건을 던져 곧바로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27점을 고의로 실점한 이유는 무엇일까.

대한태권도협회(KTA) 경기감독위원회는 두 선수를 불러 경고 조치를 했다.

김경일 경기위원장이 차후 유사한 일이 발생할 시 엄중 징계 조치를 하겠다는 경기감독위원회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측은 “선수들이 경기를 제대로 하는 줄 알았다. 경기 전에 선수들끼리 얘기가 있던 것으로 본다. 회사 측에서 1, 2위에 대한 별도의 포상금이 있기 때문에 지도자들은 여기에 관여를 할 수 없다. 두 선수를 불러 물었는데 대답을 하지 못한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겠다. MVP 포상도 차상위자에게 넘기겠다.”고 전했다.
 
결국 두 선수의 잘못된 판단, 그리고 관행으로 내려온 ‘물려주기’로 인해 우수선수선발대회 품격이 실추됐다.

류호경 기자  hk4707@naver.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류호경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여백
여백
최신댓글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