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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금메달리스트 이다빈, 도쿄올림픽 향한 한걸음[인터뷰] 아시안게임 2연패 한국체육대학교 이다빈
  • 자카르타=류호경 기자
  • 승인 2018.08.2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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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가 재밌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화끈한 공격으로 아시안게임 2연패를 거머쥔 이다빈의 각오였다. 이다빈은 지난 21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 플레너리홀서 열린 ‘제18회 아시안게임’ 여자 +67kg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62kg급 금메달에 이은 두 대회 연속 우승. 한 번도 오르기 힘든 아시안게임 시상대 꼭대기를 두 번이나 밟았다. 파이팅 넘치는 공격은 관중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스포트라이트는 당연히 이다빈의 몫이었다.

이다빈(오른쪽)의 결승전 내려찍기 장면

국민들에게 재미있는 태권도를 보여주고 싶었고, 그만큼 준비가 잘 돼있어 자신감도 넘쳤다. 발끝에 힘이 실렸고, 회전공격도 자유자재였다. 금메달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이다빈에게 아시안게임 2연패는 약속된 고지였다. 이제 올림픽랭킹 한 자리 수 진입도 눈앞이다.

2연패 때문인지 입꼬리가 한껏 올라있는 이다빈은 “하나하나 이뤄가고 싶다. 자신감보다는 설렌다. 그랑프리 첫 우승, 세계선수권 출전이 목표다”라며 강한 포부를 전했다.

눈물로 버텨온 아시안게임 무대...‘금메달’만 생각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아시안게임을 불과 얼마 남겨두지 않고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진통제로 하루하루를 버텼다. 정해진 훈련 스케줄을 채우기도 벅찼다. 아시안게임 디데이는 더 빠르게 다가왔다.

버팀목은 오로지 금메달이었다.

이다빈은 “2연패보다는 무조건 ‘금메달’만 생각했다. 부상 때문에 힘들었다. 잘 끝나서 다행이다. 스코어가 벌어지면 화려하게 하고 싶었다. 태권도가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 생각대로 잘 됐다.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쉬고 싶다”고 말했다.

경계 대상 1호는 중국의 가오 판(GAO Pan)이었다. 가오 판과 준결승이 사실상 결승전이라 점쳐졌다. 이미 진천선수촌에서 가오 판의 경기를 수십 번 돌려봤다. 매일 밤마다 세컨드 양소이 코치와 가오 판의 약점을 찾았다. 부상이 이다빈의 멘탈을 더 집요하게 만들었다.

예상대로 이다빈은 준결승서 가오 판을 만났다. 이다빈은 접근전에서 평소 사용하던 왼발이 아닌 오른발을 들었다. 가오 판의 왼발을 잡기 위해서였다. 왼발 대 왼발로 부딪혔을 때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전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가오 판의 득점발인 왼발이 묶이자 흐름은 이다빈 쪽으로 넘어왔다. 2회전 중반부터는 주먹공격을 앞세워 가오 판을 압도했다. 1회전서 뒷발 얼굴 돌려차기가 들어가는 순간 승리를 확신, 최종스코어 25대 8로 가오 판을 무너뜨렸다.

준비가 완벽했다. 목표가 뚜렷했고, 마음가짐도 ‘만점’이었다. 어느 때보다 간절함도 컸다. 이다빈은 준비된 금메달리스트였다. 이제 2020년 도쿄올림픽에 모든 걸 쏟겠다는 각오다.

이다빈(오른쪽)과 양소이 코치가 우승 직후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드디어 올림픽랭킹 10위권 진입...목표는 당연히 5위

세계태권도연맹(WT)은 2019년 12월으로 기준으로 체급별 올림픽랭킹 상위 5명에게 도쿄올림픽 자동출전권을 준다. 이다빈의 목표도 당연히 5위 이내 진입이다.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이다빈은 40점을 챙겼다. 아시안게임서 획득한 올림픽 랭킹포인트 합산은 내년 1월 기준이다. 그러나 지금 추세라면 지난달까지 여자 +67kg급 11위였던 이다빈은 10위 내 진입을 목전에 두게 된다. 그만큼 도쿄올림픽이 더 가까워졌다.

이다빈은 “올림픽 출전이 확정된 게 아니다. 갈 길이 멀다. 랭킹 포인트 싸움이 쉽지 않다. 나만 올라가는 게 아니라 내 앞에 있는 선수들도 같이 포인트가 올라간다. 한 선수 잡기도 쉽지 않다. 그런 선수들과 경기에서는 지면 안 된다는 부담감도 있다. 그렇지만 계속 부딪히면서 날 부담스럽게 느낄 정도로 만들고 싶다. 올해 안에 그랑프리 우승이 또 다른 목표다”고 밝혔다.

이다빈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같이 땀 흘린 양소이 코치에게 공을 돌렸다. 부상 때문에 눈물을 흘릴 때면 꾸중도 들었지만, 때로는 언니처럼 보듬어준 양 코치와 믿음이 커졌다.

양소이 코치는 “(이)다빈이가 운동하다가 샤워장에 들어가 울기도 했고, 부상 때문에 진통제를 맞으면서 힘들어했다. 다른 건 몰라도 체력만 만들어놓고 가자고 했다. 이 체급에서 다빈이보다 운동신경이 뛰어난 외국선수는 찾아보기 힘들다. 우선 체력에 집중했다. 가오 판 영상을 얼마나 봤는지 셀 수 없다. 약점도 잘 찾았고, 다빈이가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아 이길 수 있었다”고 밝혔다.

목표는 이미 정해졌다. 2020년 도쿄올림픽.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한 이다빈(한국체대)

이다빈은 “당연히 가고 싶다. 그런데 마음만 앞서서 하고 싶지는 않다. 누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하나씩 이뤄가고 싶다. 경쟁 속에서, 과정 안에서 의미를 찾고 싶고, 그렇게 넘어지기도 하고, 부딪히기도 하면서 결과를 얻고 싶다”고 밝혔다.

이다빈이 여자 +67kg급 자동출전권을 확보하면 역사상 최초로 한 나라에서 올림픽 여자부 전 체급 출전이 성사된다. 결코 불가능한 도전이 아니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자카르타=류호경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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