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일 대한태권도협회 경기위원장.

태권도 경기장의 본질은 경기진행 및 운영의 공정성과 심판 판정의 신뢰성 확보다.

최근에는 태권도 겨루기 경기장에서 본질적 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거나 항의하는 일은 거의 사라졌다.

오히려 요사이는 본질적 문제보다도 부수적 문제가 더 크게 대두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경기장 쓰레기 문제와 점심식사 문제다.

2018년 들어 몇 번의 대회를 치루며 점심식사 문제로 마이크를 잡고 선수단에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하는 일이 수차례 벌어졌다.

대회를 유치한 지역과 지역협회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선수들이 경기장의 간이식당을 이용하게 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선수단이 지역과 전혀 연관이 없는 특정 도시락 업체에 단체 주문을 해 경기장 간이식당이 운영을 할 수 없어 철수하는 일도 벌어졌다.

대량의 쓰레기가 발생 할 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재료비와 인건비도 건지지 못한다는 하소연이다.

더 나아가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대회를 유치할 수 없으며, 어느 지역, 어느 협회가 대회를 유치하겠느냐고 항변하는 상황까지 이르고 있다.

물론 지도자들은 간이식당 보다 도시락이 가성비가 우수하고, 편리성이 있으며, 선수들이 선호한다고 말한다. 간이식당의 경우 선수들이 선호하는 식단도 아니고, 선택의 여지도 없으며, 위생문제에 있어서도 염려가 된다고 덧붙인다.

간이식당 가격, 식단, 위생, 선택권, 식사 환경 등을 깊이 생각해 볼 때가 온 것은 사실이다.

더욱이 간이식당을 이용할 것을 강제 할 수도 없다. 대회를 유치한 지역과 협회에서는 선수단의 협조와 배려를 기대하지만 소비자에게는 자유주의 시장경제 원칙만이 있을 뿐이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대회를 유치하고, 큰잔치를 열어 손님을 대접하는 마음으로 지역의 인심을 널리 알리고 홍보해 지역의 인상을 고양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선수단이 주문한 도시락을 먹는 장면.

지역의 특산물도 저렴한 가격에 구입 할 수 있도록 하고, 간이식당 운영 및 관리에 따르는 예산을 전체 예산에 편성해 저렴하고 풍미 넘치는 식사, 그리고 지역특산물로 선수단을 맞이한다면 오히려 지역경제에 더욱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일회성 행사장이 아닌 지역과 함께 하는 동반자적 모습으로 대회장이 사랑 받기를 기대해 본다.

지난 2016년 국방부장관기가 열렸던 철원에서는 주민들이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로 깍두기, 김치, 걷절이, 그리고 특산물을 이용한 식단을 마련해 그 맛과 정성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되었다.

그 후 나는 가족들의 손을 잡고 그 맛과 정성을 다시 맛보기 위해 자주 철원으로 향한다.

김경일 대한태권도협회 경기위원장  tkdnews@korea.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경일 대한태권도협회 경기위원장
• tkd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