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교사, 성추행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오현득 국기원 원장이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을 둘러싼 루머를 전면 부인했다.

당사자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국기원을 둘러싼 수년간 일련의 사태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살인교사, 성추행 의혹 등에 전면 부인하는 기자회견을 자청한 오현득 국기원장.

지난달 29일 오후 4시, 국기원 제2강의실에서 오현득 국기원장과 오대영 사무총장, 그리고 전문지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서 오현득 원장은 중국 해외파견 사범인 김기복 사범이 주장하는 살인교사와 성추행 의혹 등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오 원장은 “살인교사와 관련해 그 어떤 누구에게도 지시하거나 말한 적 없다. 그런 일 분명히 없다. 내가 테러 전문가인데 테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테러를 지시하겠나? 성추행과 관련해 김 사범과 그 여성을 포함해 4명이서 오**이라는 식당에서 식사를 한 번했고, 그 이후 한 번 정도 더 식사한 것으로 기억한다. 그 외에 그 여성을 만났으면 원장 그만 둘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살인교사 및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배경에 대해 “중국에 파견된 김 사범이 심사권을 요청했으나 이를 승낙 못해 주었다.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거부하자 불만이 생겨 그러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사범은 아프리카 가나에서 활동한 바 있는 해외파견사범으로 한국에 들어와 생활하던 중 오 원장의 수족으로 활동했던 측근으로 알려졌다.

또한 당시 김 사범이 국기원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과 관련해 오 원장은 “OBS의 한 인터뷰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과 관련해 보도부 부국장이 친구라고 해서 그쪽 사람들 식사대접을 한 번 해야 한다고 해 승인을 해주었다. 또 중국 신화사와 MOU 관련해 그쪽 대표를 잘 안다고 해서 승인해 주었다. 그것 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오 원장의 주장은 측근 김 사범이 중국으로 해외파견을 나간 후 심사권을 요청했으나 이를 거부하자 앙심을 품고 일부 세력과 결탁해 살인교사와 성추행 등으로 자신을 음해하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 앞서 자칭 시민단체라고 주장하는 김덕근 씨가 오 원장이 자신을 포함해 몇몇 인사들에 대해 살인을 교사했다고 주장한 바 있으며, 관련 내용을 지난달 8일 서울중앙지검에 ‘청부 살인교사 예비음모죄’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살인교사 및 테러 대상으로는 김덕근 씨, 김철기 전 국기원 감사, 무주로 파견되어 있는 이근창 국기원 정책담당관, 김창식 사범 등이다.

살인교사와 성추행을 주장하는 측에서 만든 ‘살인교사 및 불법사찰지시 일지록’에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관련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현재 살인교사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김 사범이 주장하는 내용 외 물증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미 고소장이 제출된 것으로 알려진 살인교사 및 성추행과 관련해 당사자들의 주장 외 녹음파일과 같은 물증이 없고, 현재 당사자가 부인하고 있어 사실 여부를 가늠하기 어렵다.

이번 주부터 본격화되는 경찰 조사 등을 통해 밝혀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수년간 국기원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련의 의혹과 사태들에 대해 오 원장이 책임이 크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단순히 측근의 배신뿐만 아니라 국기원 내부의 사분오열과 기득권을 장악하기 위한 다툼이 그 배경이 되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과거 국기원 기득권 장악을 위해 합종연횡했던 브로커 인사들과 이권, 해고와 복직, 그리고 갈등으로 인해 현 국기원 사태를 자초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태권도를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 향후 4년간 약 1,700억 원을 지원해 발전시키겠다는 이때, 소용돌이가 끊이질 않는 국기원에 대대적인 개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택진 기자  winset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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