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의 가장 큰 이슈는 여자 –49kg급 강보라(성주여고, 2)였다. 2016 리우올림픽 이 체급 금메달리스트 김소희(한국가스공사, 26)를 꺾고 첫 태극마크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7여 년이 넘는 시간동안 여자 경량급서 김소희의 존재감은 독보적이었다. 고양시청 심재영, 삼성에스원 하민아 등이 있었지만 세계선수권 2회 우승, 2016 리우올림픽과 그랜드슬램 챔피언스시리즈 금메달로 부와 명예는 김소희의 몫이었다.

지난 2월 3일 김소희가 전년도 국가대표로 시드 1번을 받아 청, 강보라가 예선 첫 번째 경기를 이기고 올라와 홍. 나란히 국가대표 선발전 경기장에 입장할 때까지만 해도 ‘아직 강보라는 힘들다’라는 게 경기 전문가들의 평가였다.

아시아선수권 선발전 경기 직전 대기 중인 김소희(왼쪽, 청)와 강보라

30초 만에 뒤집어진 예상...‘金’ 소희를 멘붕에 빠뜨린 ‘强’ 보라

예상은 1회전 시작 30초 만에 뒤집어졌다.

강보라가 접근전에서 몸통 돌려차기로 선취점을, 곧바로 전매특허인 오른발 내려찍기로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강보라의 오른발 내려찍기는 김소희의 상체가 반으로 접힐 만큼 정확하고 빨랐다.

김소희는 2회전에서 왼발 몸통공격으로 첫 득점을 뽑았다. 그러나 강보라가 오른 주먹공격에 이은 내려찍기로 4점을 더 달아났다. 오른발 내려찍기로 득점한 1회전과 흐름이 비슷했다.

3회전에서도 강보라는 오른발 내려찍기를 성공시켰다. 15대 7로 점수가 벌어지며 승부가 결정되었다. 김소희를 잡은 강보라는 큰 고비 없이 첫 시니어 태극마크를 달았다. 왼발 내려찍기로 국제대회를 호령하던 김소희는 반대로 여고생의 오른발 내려찍기에 고배를 마셨다.

강보라, 또 이긴다는 보장 없어! 대비 ‘철저히’
김소희, 강보라 스텝&오른발 내려찍기 잡아야

아시아선수권 선발전서 강보라(오른쪽, 청)가 오른발 내려찍기를 성공시키는 장면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이어 2연패에 도전하는 김소희. 올림픽 금메달을 비롯해 세계선수권, 그랑프리까지 수많은 국제대회 경험을 갖춘 여자 경량급 최고의 선수다.

첫 맞대결에서 승리한 강보라가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김소희가 어떤 전술을 들고 나올지, 강보라의 오른발을 어떻게 잡을지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실업연맹회장기에서도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또 강보라 입장에서는 김소희만 있는 게 아니다. 심재영, 하민아 등도 무시할 수 없는 상대다. 한 체급 아래지만 –46kg급 1진 흥해공고 이예지 역시 만만치 않다.

김소희의 경계대상 1호는 강보라다.

지난 대결에서 3번의 오른발 내려찍기에 무너졌다. 여기에 강보라는 접근전 공격과 비틀어차기 등의 변칙공격도 능했다. 스텝 역시 강보라가 우세했다.

두 번째 맞대결이 성사되었을 경우 김소희는 강보라의 발을 묶을 전략을 펼쳐야 한다. 특히 접근전 오른발 내려찍기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무릎을 바짝 접어 때리는 왼발 몸통공격도 앞선 경기에서 두 번 허용했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변수가 많을 전망인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선발전 여자 –49kg급.

오른발의 강보라가 다시 한 번 파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아시안게임 2연패를 노리는 왼발의 김소희가 설욕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오는 3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결전의 날이 밝는다.

류호경 기자  hk47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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