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신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이 대의원들의 ‘회장 불신임’ 임시총회 요청을 사실상 거부한 가운데 시도협회 및 연맹체 회장들이 총회 소집 요청서를 다시 취합해 불신임 총회 소집을 재요청했다.

총 17개의 총회 소집 요청서(서울, 경기, 인천, 강원, 충북, 충남, 대전, 울산, 부산, 광주, 제주, 경남, 경북, 대구, 대학, 실업, 중고)가 취합되었고, 이중 보직부회장 3인(김경덕 상임부회장(경기)), 윤종욱 경기부회장(경북), 나동식 행정부회장(충남))과 이사 1인(박상수 이사(경남)), 그리고 윤여경 대전시협회 회장(대한체육회 이사)의 소집요청서를 뺀 12개의 총회 소집 요청서가 24일 제출되었다.

임시 총회 소집 요청서 접수증.

회장단 간담회에서는 보직 부회장들의 사퇴를 전제로 불신임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아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지난 23일 오전, 경기도태권도협회 5층 회의실에서 KTA 시도협회 및 연맹체 회장단 회의가 열렸다.

경기도, 충남, 대전, 서울, 부산, 인천, 경남, 울산, 제주, 중고, 실업, 대학 등 12명의 회장이 모인 이날 간담회는 지난 16일 최창신 KTA 회장의 임시 총회 불가 통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당초 큰 이견없이 불신임 총회 소집 요청 절차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였지만 막상 이날 간담회서는 몇몇 회장들이 최창신 회장의 불신임 총회 소집 전제조건으로 보직부회장 사퇴를 요구하며 이견이 노출되었다.

윤여경 대전시협회 회장은 “지금 보면 순서가 좀 잘못되었다. 최창신 회장을 모시고 요직을 차지한 보직부회장들이 먼저 사표를 내야 하지 않느냐? 그렇게 해야 맞는 것 아니냐? 우선 이번 불신임 사태에 대해 보직부회장들이 우리 회장들에게 먼저 사과를 해야 하고, 또 사표를 내 확고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사표를 낼 용의가 있느냐?”며 보직 부회장들의 사퇴를 요구했다.

시도협회 및 연맹체 회장들이 경기도태권도협회에 모여 있다.

여기에 최재춘 대학연맹 회장 역시 “탄핵이 목표면 보직부회장 사표 내라. 그리고 탄핵을 하기 전 최창신 회장과 마지막 대화도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렇지 않고 탄핵을 진행하면 이건 ‘개만도 못한 탄핵’이다. 보직부회장 사표 안내면 나는 불신임 동의 못 한다”며 보직부회장 사퇴론에 힘을 실었다.

보직 부회장들의 사퇴가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윤여경 회장과 최재춘 회장, 그리고 김영훈 실업연맹 회장이 집행부 공동책임을 주장한 가운데 몇몇 회장들을 불신임 총회 소집 요청서는 취합하되 최창신 회장과의 마지막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을 거듭했다.

이에 반해 김경덕 경기도협회 회장과 나동식 충남협회 회장, 그리고 최진규 서울시협회 회장은 불신임 성공을 위한 전략적 사퇴 불가론과 총회 소집 우선 요청을 주장하며 긴 시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최재춘 회장이 “쿠데타 할 거면 계급장 떼고 하라”며 미리 준비해온 총회 소집 요청서를 찢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간담회에 모인 회장들 중 상당수가 보직부회장 주도로 불신임 총회 소집이 이루어진 절차와 명분, 보직부회장 사퇴, 그리고 KTA 회장단 약화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지만 최창신 회장 불신임 사유와 여론이 이미 무르익었다는 데에는 전체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결국 KTA 실세 측근으로 인한 자중지란과 대회위원회 구성과 관련된 문제제기, 그리고 이미 현 집행부가 동력을 잃었다는 분위기로 인해 이날 모인 12명의 회장들과 서류만 보낸 5명의 회장들의 총회 소집 요청서를 취합, 이중 보직부회장 및 이사 4명과 윤여경 대한체육회 이사의 요청서를 제외한 12명의 불신임안 총회 소집 요청서를 다시 제출키로 의견을 모았다.

24일, 경기도 가평 한석봉체육관서 아시안게임 품새 최종선발전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최권열 상근임원, 최창신 회장, 김경덕 상임부회장, 임신자 부회장(왼쪽부터) 나란히 앉아 있다.

다만, 불신임 총회 소집 요청서를 제출한 후 최창신 회장과 마지막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 특단의 합의가 이루어질 경우 재고를 고려해야 한다는 시도회장들의 숫자 역시 적지 않아 대의원총회로 곧장 이어질지 혹은 중대한 변곡점이 돌출될지 아직 미지수다.

양택진 기자  winset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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