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김도호 기자 해군사관학교 특별 탐방기사]

▲ 무도관에서 태권도 수업을 받고 있는 해사 생도들.

현재 해군사관학교 태권도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수는 조춘환 교수(체육학 박사). 1990년부터 사관생도들에게 태권도를 지도해온 조 교수는 “해군사관학교 생도들은 임관 후 해군뿐만 아니라 해병대 장교로 진출하여 힘들고 어려운 군 생활을 하게 된다. 이런 어려움들을 꿋꿋하게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태권도 시간만큼은 강도 높은 수련을 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생도들에게 호랑이 교수로 유명하다. 태권도 수업 시간에는 정말 호랑이처럼 엄격하게 수련시키기로 정평이 나있다.
 
해군사관학교 태권도 교수의 타이틀에 걸맞게 조춘환 교수는 경력도 화려하다. 태권도 공인 7단, 2007년 순항훈련 태권도 시범단장, 국제심판, 국군 태권도 지도 심사위원이다. 그 제자들 대부분이 우리나라 바다를 지키는 믿음직한 해군, 해병대 장교로 활동하고 있다.
 
해군사관학교의 태권도 수업은 1학년부터 태권도 교육을 통하여 심신을 단련하고 대인방어 능력 등을 습득해 군 전투력 증강에 기여하며 졸업 시까지 1단 이상의 자격을 갖추게 함은 물론 실무에서 태권도 지도 능력까지 배양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태권도 1단 이상이 되어야 해군 장교로 임관할 수 있기 때문에 생도들은 태권도 수련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태권도 수련은 생활화된 교육으로 정착되어 있다. 생도 전체가 매주 월, 화, 목요일 오후 3시부터 5시 30분까지 체육활동시간 중 30분간 품새, 발차기 등을 연습한 후 각자 배정된 체육활동을 실시한다.

이 체육활동 시간에 1학년 생도들은 의무적으로 태권도를 실시하여 조기에 승단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 2, 3단 등 보다 높은 단을 목표로 하는 고학년 생도들은 지속적으로 태권도를 선택하여 수련할 수 있으며, 현재 많은 생도들이 태권도를 체육활동 종목으로 선택해 기량을 연마하고 있다.

태권도는 또한 학과수업에 반영되어 시행되고 있는데 1학년 때는 매주 2시간 필수과목으로 태권도 수업을 받도록 되어 있다. 이처럼 태권도의 심화 교육으로 1학년 때 90% 이상 승단하고 있으며, 현재 사관학교 재학 중 3단을 취득하여 올해 4단에 도전하는 생도도 있다.
 

▲ 해군사관학교에서 태권도 교육을 맡고 있는 조춘환 교수.

해군사관생도들의 태권도 기량을 볼 수 있는 기회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4학년 때 임관에 앞서서 배를 타고 세계 각처를 돌면서 해상 적응력을 키우는 순항훈련. 태권도 교육을 받은 사관생도들로 구성된 태권도 시범단이 이 훈련에 참가해 전 세계 각국의 항구를 방문, 국위선양과 국제친선에 기여하는 것이다. 해군 홍보단 공연 등 현지에서 각종 문화공연을 개최하는데 이중 태권도 시범은 현지 외국인들에게 가장 인상깊은 공연으로 한국의 전통과 무예를 소개하는 주요한 홍보 수단이 되고 있다. 태권도 시범에 참가한 4학년 생도들은 그 동안 익혔던 기량을 맘껏 발휘하고, 이를 통해 해군 장교로서의 자긍심을 갖게 된다.

둘째는 해군사관학교 생도축제인 옥포제때 태권도시범을 보여 축제에 참여한 많은 관람객들에게 생도들의 씩씩하고 늠름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 태권도를 열심히 수련하고 있는 구정명(1학년) 생도는 “사관학교 진학할 때까지 운동, 특히 무도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는데, 태권도를 배워나가면서 심신을 함께 단련하게 돼 정신수양도 많이 되고 신체 균형과 유연성이 좋아졌다. 앞으로도 열심히 해서 졸업 때까지 2단-3단 이상으로 승단하고 싶다”고 했다.

초등학교 시절 태권도장에 다니면서 태권도를 수련하여 입학 전 2단이었던 김세연(3학년) 생도는 조춘환 교수의 엄격한 지도와 연습을 통해 3단을 취득했다. 그는 더욱 열심히 수련해서 임관 후 실무 현장에서 병사들에게 태권도를 지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태권반장 이서연(4학년) 여자생도는 “지난번 순항훈련 동안에는 총 10개 나라에서 매 기항지마다 태권도 시범을 선보였다.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May I picture with you(사진 함께 찍을 수 있나요)?’였다. 태권도 시범을 관람한 외국인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Amazing(놀랍다)!’이라고 외치며 박수갈채를 보내 무한한 자긍심과 보람으로 가슴이 뭉클했다. 정말 태권도가 대한민국을 알리는 홍보대사의 역할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고 말했다.

오늘도 국기에 대한 경례로 시작하여 무도관이 떠나갈 것 같은 힘찬 기합소리와 절도 있는 동작으로 땀 흘리며 열심히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는 해군사관학교 생도들의 모습에서 장차 대양으로 뻗어나갈 우리의 예비 해군 장교들에 대한 믿음이 절로 우러났다.

김도호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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