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신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이 대의원총회장서 집행부 행정부회장으로부터 일방적으로 난타당하는 사면초가에 놓였다.

대회위원회 인사논란이 발단이 되었지만 무보직 임원들의 실세 논란까지 불거지며 일각에서는 불신임까지 거론되고 있다.

최창신 대한태권도협회 회장.

24일 오전 11시 서울올림픽파크텔 서울홀서 열린 2018년도 KTA 정기대의원총회서 나동식 행정부회장(충남태권도협회장)이 최 회장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이날 부회장석이 아닌 방청석에 앉아 총회를 기다리던 나 행정부회장은 최 회장이 입장하며 인사를 건네자 기다렸다는 듯이 “인사는 무슨 인사냐?”며 각을 세웠다.

어리둥절한 상황에 최창신 회장은 의장 자리로 갔다가 다시 나 행정부회장에게 가서 부회장석에 앉으라고 제안했지만 나 부회장은 야멸차게 거부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는 결국 기타토의 시간에 나 부회장의 발언을 통해 내막이 드러났다.

발언권을 얻게 된 나 부회장은 “집행부 부회장이 총회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도 처음이고, 앞으로도 이런 일은 없어야 한다. 김경덕 상임부회장은 나이가 많아서 상임을 맡았고, 윤종욱 경기부회장은 경기인으로 상당한 경력이 있어 맡게 되었다. 나는 행정부회장을 맡았다. 그런데 오늘 보직을 맡고 있는 부회장들이 참석하지 않고, 나만 참석한 것은 이유가 있다”며 작심한 듯 최 회장을 성토하기 시작했다.

나 부회장은 “집행부 첫 이사회에서 정관에도 없는 상근이사를 두겠다고 해서 내가 집행부를 돕자는 취지로 도와주었다가 당시 언론을 통해 빵점짜리 행정이라고 개망신을 당했다. 시인한다. 그러나 그 뒤로 협회에 상당한 위치에 있는 사람을 인사권자도 아닌 사람들이 사퇴를 강요했다. 이것은 위계성 업무방해다. 강요다. 그리고 사무실에 보면 행정담당 부회장이 있는데도 보직도 없는 인물들이 아무렇게나 직원들을 불러 사정없이 인권을 침해했다. 또한 아무 직책도 없는 인사들이 회장 면담에 동석을 하고, 이렇게 일 년을 거쳐 왔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최근 대회위원회 구성을 언급하며 “한 예로는 정당하지 못한 위원 위촉관계로 명단이 발표되면 총회 이슈거리가 되니 총회가 끝나고 오후에 회장님이 발표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왜 이렇게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하는지, 이번 대회위원회 인사와 관련해 나는 아무도 추천하지 않았다. 다른 보직 부회장들도 추천하지 않은 것으로 사료된다. 그런데 최 회장님은 현장 바닥에 없었기 때문에 100여 명이 넘는 위원들을 어떻게 알고 했는지 모르겠다. 이것을 우리하고 업무협의 한 번 한적 없다. 나와 윤종욱 경기부회장, 김경덕 상임부회장은 배제되었다. 이런 많은 숫자를 누구한테 추천을 받았는지 알 수가 없다. 아마 명단이 나가면 다 밝혀질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경기규칙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이 당당하게 위원을 하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깝다. 나는 행정부회장이라는 직책은 받았지만 업무를 받은 게 없다. 보직을 없애라고 하든가 보직을 주었으면 업무분장을 하라고 권해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행정부회장의 이번 발언은 현장 독립위원회를 대회위원회로 통합 및 개편하면서 위원회 인사와 관련해 보직부회장들이 배제된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내막은 최 회장이 그간 협회 행정과 관련해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보직부회장들을 배제한 채 일부 무보직 인사들을 중용하면서 벌어진 감정이 터져 나왔다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KTA 안팎에서는 나 행정부회장에게 지목된 이들로 최권열 부회장 등을 꼽고 있다.

나동식 행정부회장(오른쪽에서 세번째)이 방청석에 앉아 있는 장면.

한편, 이날 대의원총회서는 상당수 대의원들이 지난 1년간 KTA 행정부재와 관련해 연이어 비판하고 나서면서 집행부 위기 사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더욱이 지난 선거에서 최 회장을 적극 지지한 보직부회장들까지 최 회장의 리더십과 거듭되는 행정 실수에 등을 돌리면서 일각에서는 불신임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양택진 기자  winset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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