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과 태권도진흥재단의 목적사업 중복으로 인해 법안 상정에 난항이 예상됐던 ‘태권도 진흥 및 태권도공원 조성 등에 관한 법률안(이하 태권도 특별법)’에 대해 양측의 갈등이 해소됨에 따라 입법 추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달 31일 국기원, 세계태권도연맹(WTF), 대한태권도협회(KTA), 태권도진흥재단 등 태권도 기구의 수장들과 관계자들은 회담을 갖고 ‘태권도 특별법’의 6월 임시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건의서를 제출하는데 합의했다.

당초 국기원은 태권도 특별법 제정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진흥재단이 국기원의 목적사업을 침해하거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내용들이 있다는 문제점을 제기하며 건의서 서명에 유보적인 입장을 피력했었다.

국기원의 목적사업 중 지도자 연수, 양성, 연구는 핵심적인 사업으로 분류되는 것으로 만약 이러한 목적사업을 보장받지 못할 경우 국기원의 존립 여부가 위협받을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는 게 국기원측 주장이다. 따라서 국기원 실무자들은 수장 회담 전날인 30일 태권도진흥재단을 방문, 태권도 특별법의 일부 내용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었다.

진흥재단은 국기원의 문제 제기에 대해 세부적인 내용까지 설명했고, 시행령 등으로 국기원측이 납득할만한 수준의 보완을 한다는 양해아래 양측 실무자들이 태권도 특별법 제정에 뜻을 모으게 됐다.

특히 진흥재단은 태권도 특별법 시행령에 ‘태권도 지도자의 등급, 자격기준, 검정, 연수, 자격증 부여 등의 업무를 국기원에 위탁한다’는 조항을 설치, 국기원의 목적사업을 보장하도록 합의함으로써 국기원측이 제기했던 문제를 해소하게 됐다.

진흥재단 한 관계자는 “국기원과 오해가 있었던 부분을 대부분 해소시켰다”며 “태권도 특별법을 상정하더라도 공청회, 소위원회 등 의견수렴과정이 남아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협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국기원 관계자도 “우려했던 부분들에 대해 이해를 하게 됐다”며“원장님이 해외에 계신 관계로 아직 법안 촉구 건의서에 서명하지는 못했지만 귀국하시는 데로 건의서 서명에 동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흥재단은 해외출장 중인 엄운규 원장이 귀국하는 대로 국기원을 방문, 건의서에 서명을 받을 계획이다.

엄 원장이 건의서에 서명하면 진흥재단은 태권도 특별법의 법률제정과 태권도공원 건설에 대한 입장이 담긴 건의서를 4개 단체 명의로 국회, 정당,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태권도 특별법이란?

태권도 특별법(안)의 정식 명칭은 ‘태권도 진흥 및 태권도공원 조성 등에 관한 법률(안)’이다. 지난 2월 15일 정세균 의원(열린우리당 국회 태권도동호회 회장)을 대표로 하는 열린우리당 103명, 한나라당 16명, 민주당 8명, 국민중심당 3명 등 총 130명의 국회의원이 공동으로 발의한 법률안이다.

법률안은 제안 이유에 대해 국내외 태권도의 저변확대 및 국제적 위상 제고 등 태권도의 지속적 발전과 전 세계 태권도인의 성지이자 우리나라의 세계적 문화유산의 역할을 할 태권도공원의 성공적 조성을 도모하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태권도 특별법(안)은 국회에서 통과돼 공포되면 3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다.

‘특별법’은 제한이 없이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일반법’과는 달리 특정의 사람 ㆍ사물 ㆍ행위 또는 지역에 국한시켜 적용되는 법을 의미한다. 따라서 태권도 특별법도 태권도에 국한해 적용되는 법임을 알 수 있다.

태권도 특별법(안)은 총칙, 태권도진흥기본계획의 수립 시행 등, 태권도공원의 조성 및 운영, 보칙 등 총 4장 27조항과 부칙 3조항으로 구성돼 있다.

‘총칙’에서는 법의 목적, 태권도, 태권도지도자, 태권도시설, 태권도단체, 태권도공원 등에 대한 용어정의,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명기하고 있다. ‘태권도진흥기본계획의 수립 시행 등’은 태권도 진흥의 기본방향, 태권도 진흥을 위한 조사 연구, 학교 태권도교육의 진흥, 태권도지도자의 교육 양성, 태권도시설 및 태권도단체의 지원, 태권도 국제교류, 협력 및 국제행사 개최, 태권도 진흥에 필요한 재원 확보 등에 관한 사항을 담고 있다. ‘태권도공원의 조성 및 운영’은 태권도공원과 관련된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태권도공원과 관련된 시행자, 인허가 문제, 성금 및 기부금, 조세 및 부담금, 태권도진흥재단 설립 및 운영문제 등이 있으며 ‘보칙’에는 권한의 위임, 위탁, 유사명칭의 사용금지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김홍철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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