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일중고 태권도선수들이 전용훈련장에서 기본 발차기 연습을 하고 있다.

‘11명 출전, 10명 RSC패.’ 팀 창단 이후 첫 전국 규모대회인 2006년 종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강원도 삼척시 삼일중고 태권도부에 일어났던 일이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포기하지 않고 따라와 준 선수들과 믿고 도와준 학교 측에 감사한 생각뿐입니다.”

2005년 창단 때부터 팀을 이끌어온 최상갑(37) 코치는 당시의 참담한 경험을 떠올리며 웃는다. 2005년 이전에 삼척시에는 태권도팀이 없었다. 일선 도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초등부 수련생들이 태권도를 계속 하려면 타 지역으로 진학해야 했다. 최 코치도 삼척의 한 태권도장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중학교 때부터는 삼척을 떠나 선수생활을 해야 했던 대표적인 사례다. 삼척시 태권도 인재들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가야 하는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삼일중고교에 태권도팀이 창단된 것이다.
 
창단 이듬해 첫 전국 규모대회에서는 참담한 성적을 냈지만 이후 삼일중고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삼일고 에이스 김성진(3학년)의 활약이 눈부셨다. 이미 2학년 때부터 전국대회에서 이름을 알렸던 김성진은 5.18추모기념태권도대회에서 올해 첫 금메달을 획득했고 경희대총장기대회에서도 남고부 헤비급 강자 정기성(울산신정고)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 외 다른  선수들도 전보다 한결 향상된 성적을 보였다. 그래서 최 코치는 “올해가 ‘삼일중·고팀의 해’”라며 기뻐했다.
 
훈련 환경과 시설은 더없이 좋다. 그만큼 주변의 관심이 많다는 증거다. 2006년 전용체육관이 건립돼 체육관과 헬스시설을 갖췄다. 태백, 평창 등 인근 태권도 팀이 없는 지역에서 이 학교로 진학한 학생들을 위한 기숙시설도 완비했다. 집이 삼척인 선수들을 제외한 16명이 이용하는 기숙사에는 교사가 함께 숙식하며 선수들을 관리한다.

최 코치는 “엄익준 고등부 부장님, 이선화 중등부 부장님과 제가 교대로 기숙사를 관리합니다. 두 분 선생님께 너무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라며 선수들 관리에 힘을 쏟고 있는 태권도부 교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나타냈다.
 
삼척시에서도 팀에 대단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시 예산으로 25인승 버스를 제공해 준 덕분에 선수들이 각종 대회 출전이나 타 지역으로의 훈련에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다.

삼일중고는 사실 한 팀이나 다름없다. 중·고등부로 나뉘어 있지만 선수들은 수업시간 이외에는 거의 같이 훈련하고 숙식한다. 중등부 선수들은 고등부 형들과 함께하는 덕분에 태권도 실력 향상에서 타교보다 오히려 좋은 조건이다. 고등부 선수들도 중등부 동생들에게 이것저것 가르쳐 주고 모범을 보이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다.
 
“중·고등부 대회가 나뉘어 있을 때 지도자 없이 훈련해야 하는 상황이 가끔 생겨 그 부분에 대해 선수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평소에 한 팀처럼 서로 잘 지내주는 모습을 보면 대견합니다.”

중·고등부 선수들이 한 팀으로 지내는 것에 문제점도 없지 않겠지만 아직까지 삼일중고에서는 큰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삼척 태권도 선수들을 제 고장에서 수용하고 육성하겠다는 의지로 창단돼 착실히 성장하고 있는 삼일중고 태권도팀의 목표는 빠른 시일 내에 태권도 명문교로 자리잡는 것. 최 코치는 지금처럼만 서로 믿고 노력한다면 목표는 분명히 이루어질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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