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양고 태권도부가 모처럼 훈련장을 찾은 유병철(앞줄 가운데) 교장과 함께 어깨동무를 하며 포즈를 취했다.

올해 전국체육대회 태권도 경기에서는 인천시가 사상 첫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인천의 태권도 실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지만 유독 전국체전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었다. 이번 종합우승에 한몫 단단히 해낸 팀이 바로 계양고등학교다. 3학년 김민훈(L-헤비급)이 직접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안욱현(41) 코치는 인천대표팀 남고부 코치로 공을 세운 것이다.

안 코치는 김민훈이 선천적으로 운동신경이 좋고 가능성 있는 선수임을 알아보고 일찌감치 계양고로 스카우트했다. 하지만 1, 2학년 때의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출전하는 전국대회마다 입상권에 들지 못해 점점 더 침체기로 빠져드는 듯 했다.

고등부 태권도 선수들 사이에서는 훈련이 힘들다는 이유로 팀에서 벗어나는 일이 종종 있다. 계양고에서 그런 사고를 일으킨 장본인이 바로 김민훈이었다.

“사실 민훈이가 1학년 때 방황을 했습니다. 운동에 빠지는 일도 있었고. 그럴 때는 저희 집에서 같이 생활하기도 했습니다.”

학교에서 집이 멀어 행여 하교 길에 다른 유혹에 빠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 안 코치는 제자를 집에서 재우곤 했다고 한다.

김민훈도 당시를 회상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는 그저 친구들과 어울리고 놀고 싶어서 그랬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아찔합니다. 다시 운동에 전념해 좋은 성적을 내게 된 것이 참 다행이고 코치님에게 너무 감사합니다.”

계양고는 선수가 32명이다. 계양고 선수들에게 가장 중시되는 훈련은 체력과 기본발차기. 3회전을 지치지 않고 뛸 수 있는 충분한 체력과 어떤 상황에서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기본발차기가 선수로서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안 코치의 주관이다.
     
“체력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고, 선수라면 모든 발차기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추어져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상대 선수가 어떤 전술로 나와도 상황에 맞는 발차기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수라면 누구나 자신있는 발차기가 있지만 그렇다고 다른 기술을 등한시하는 것은 옳지 못한 훈련방법이라고 안 코치는 강조한다.

여기에 더해 계양고가 중시하는 훈련이 바로 공격적인 경기 운영이다. 계양고 선수들은 이기고 있을 때도 좀처럼 뒤로 물러서지 않는다. 안 코치가 그런 수동적인 경기를 지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조건 공격을 하라는 것이 아니고 공격적인 성향을 항상 가지고 있으라는 말입니다. 이기고 있을 때도 스텝으로 상대를 압박하고 도망치듯 물러서지 말라고 항상 강조합니다.”

체육고가 아닌 것을 감안하면 계양고는 꽤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큰 체육관을 가지고 있으며 헬스장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교사들의 관심이 가장 믿음직한 배경이다. 훈련장을 찾은 유병철 교장이 선수들에게 당부하는 짧은 한마디가 학교 측이 태권도부에 갖는 관심을 짐작케 한다.
 
“여러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희망과 목표입니다. 하지만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 열정의 양만큼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그리고 그렇게 갖추어진 능력을 꼭 타인을 돕는 일에 사용했으면 합니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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