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대한빛태권도장 수련생들이 수련 시작 전 마음을 가다듬는 명상에 잠겨있다.

“변화하는 시대를 거스를 수는 없겠지만 태권도와 도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태권도라는 큰 축은 지켜야 합니다. 태권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련생의 태권도 실력을 높여주는 것이죠.”

경기도 수원시 용인대 한빛태권도장 장동은(46) 관장의 말이다. 그렇다고 태권도만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줄넘기와 인성교육 수업이 따로 편성돼 있다. 또 한 달에 한번 승급심사가 끝난 다음 날에는 하루 종일 즐겁게 놀이운동만 한다.
 

줄넘기든 학교체육이든 필요에 의해서 적절히 채택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태권도 교육이 항상 주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놀이에만 치중한 나머지 태권도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도장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장 관장에게는 아쉬움이다. 그의 시각으로는 태권도장의 우수성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점점 상실돼 가는 것 같기 때문이다.
  
용인대 태권도학과 출신 장 관장은 대학을 졸업하고 경찰공무원의 길을 선택해 3년 이상 경기도 화성에서 형사로 생활했다. 하지만 태권도와 동떨어진 생활이 싫었고, 태권도를 지도하고 싶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공무원직을 포기하고 현재의 도장을 오픈했다.

장 관장은 갈등하던 당시를 떠올리며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게 좋겠다’는 아내의 한마디가 도장 오픈 결정에 큰 힘이 됐다고 회상한다. 그리고 10년 동안 이곳 수원시 장안구에서 용인대한빛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있다.

비교적 늦게 태권도장 관장의 길을 시작한 장 관장도 요즘 10년이라는 세월이 몸으로 느껴진다. 높은 실력을 인정받던 용인대 시범단 출신이지만 젊은 후배 관장들에게 배울 점이 많기 때문이다. 고난도 발차기나 격파 등은 아직까지 후배들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자부하는데 비해 자신의 학창시절 과목에 없었던 새로운 품새 지도법 등은 후배들에게 따로 배울 수밖에 없다. 10년 이라는 시간동안 태권도 이론도 많이 발전한 것이다.
 

▲ 장 관장이 수련생의 옆차기 동작을 수정해 주고 있다.

적지 않은 나이, 그리고 수원시태권도협회 이사직까지 맡고 있는 그가 어린 후배로부터 배운다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장 관장이 마다하지 않는 이유는 자신의 제자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10년 도장 운영에서 가장 큰 기쁨은 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장 관장은 10년 전 도장을 오픈하기 전에는 자신이 아이들을 이렇게 좋아할 줄은 몰랐었다고 말한다. 46세의 나이에 믿기지 않을 만큼 자상하게 어린 수련생들을 대하는 장 관장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할 수밖에 없어서’가 아니고, ‘하고 싶어서’가 되면 삶이 행복해 지는 것 같습니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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