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경제위기의 뉴스로 요즘 우리는 스트레스의 공황에 빠져들고 있는 느낌이다. 10년 전 우리나라에 외환위기라는 엄청난 충격이 닥쳐왔을 때 미국에서는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가 처음 발매되어 의학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이후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는 비약적으로 발전해 레비트라, 시알리스, 자이데나, 멤빅스 등 많은 새로운 약물이 출시되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공교롭게도 우리는 다시 경제위기의 공포에 떨고 있다.

남성의 음경은 소변이 지나가는 요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혈관 덩어리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성 건강 지표와 위험인자는 심혈관계의 건강상태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평상시에는 음경의 혈관이 수축되어 있다가, 신경계를 통해 혈관이완의 신호가 오면 음경에 피가 차면서 팽창하게 된다. 그러나 바쁘고 스트레스 많은 생활을 지속하다보면 신경계가 한가롭게 혈관이완의 신호를 보낼 겨를이 없어 음경은 지속적으로 수축되어 있게 된다.

어떤 의미에서 두뇌활동에 의한 스트레스가 없는 신생아는 성적으로 매우 건강하다. 신생아의 성기는 아주 작은 자극에도 여과 없이 반응해 곧바로 팽창한다. 학술적으로 이를 반사성 발기라고 하는데, 음경에 가해지는 자극에 대해 뇌와의 상의(뇌에서 내려오는 스트레스성 억제에 의한 방해) 없이 야전사령관인 골반부신경총에서 지시하는 매뉴얼대로(반사성으로) 바로 음경의 혈관확장을 지시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는 의학적으로 교감신경의 자극을 유발한다. 이로 인해 혈관수축이 일어나게 되고 말초장기로 가는 혈류공급이 줄어들게 된다. 음경의 혈류도 역시 위축되게 된다. 이런 상태의 지속은 음경의 허혈성 손상을 촉발하게 되고, 이어서 음경 내 혈관조직 사이사이에는 탄력성이 떨어진 조직으로 채워지게 되어 발기력이 저하된다.

스트레스성 환경에 처해지면,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의 크기가 가는 조직일수록 허혈성 손상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의미에서 심장이나 뇌로 향하는 혈관보다 훨씬 가느다란 내경을 갖고 있는 음경도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관이다.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삶을 사는 사람일수록 긴장을 풀어주는 가벼운 운동과 따뜻한 목욕 등 하복부 혈류공급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 그리고 긍정적인 사고 등이 스트레스에 의한 성기능 장애를 예방하기 위한 필수적인 항목이다.

양대열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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