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2009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종합우승에는 대회 4회 우승의 최연호(한국가스공사)라는 걸출한 스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표팀의 맏형격인 최연호는 운동을 게을리 하는 법이 없다. 혼자만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다. 꼭 주위 후배들을 챙겨 가며 운동하기로 소문이 났다.

대표팀의 한창헌 남자감독은 “이번 세계대회에서는 최연호가 3개의 금메달을 따낸 거나 다름없다”고 칭찬한다. 최연호의 존재감을 얘기한 것이다. 염효섭과 김준태가 금메달을 딸 수 있게 된 데는 최연호의 역할이 컸다. 그가 훈련 파트너로 염효섭 김준태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금메달을 향한 의지 또한 누구보다 강했다. 최연호는 16강전에서 손등 골절과 손가락 부상을 당했음에도 굴하지 않고 결승전까지 가는 투혼을 발휘해 결국 4회 우승의 위업을 쌓았다.

그의 경기를 지켜본 관중들은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박수를 아끼지 않는다. 말리의 태권도영웅 케이타는 최연호를 최고의 선수라고 칭찬하며 함께 사진을 찍자고 요청하기도 했다.

미국에 로페스가 있다면 한국엔 최연호가 있다. 그에게 5회, 6회의 우승까지도 기대하게 된다.

여자팀은 비록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임수정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며 건재를 과시해 큰 위안을 얻었다. 2008 베이징올림픽과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임수정은 문대성, 황경선에 이어 세 번째로 3개 대회 제패의 대기록을 작성한 것이다.

임수정은 “전자호구에 대한 감각이 부족한 탓인지 앞발이나 뒤차기 몸통 공격에서 점수가 나오지 않아 초반에 좀 당황했다. 뒤후려차기와 내려차기 등 얼굴 공격으로 경기를 풀어나간 것이 적중했다”며 내년 아시안게임,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베이징올림픽 4명의 금메달리스트 중 유일하게 올해 국가대표로 선발된 임수정은 타고난 체력을 바탕으로 파이팅이 좋은 선수다. 자기보다 한 뼘 이상 키 큰 선수를 만나도 밀리지 않고 서슴없이 안면 공격을 가한다. 또 경기에서의 냉정함도 높은 장점으로 평가된다.

이번 대회 결승전에서도 경기 초반 몸통공격을 허용하며 4점차로 뒤졌지만 차분히 경기를 풀어 결국 10-8로 역전승 했다.

경기를 지켜본 한 지도자는 “저 눈 좀 봐라.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독한 놈이다. 어디서 저런 배짱이 나오는지…”하고 감탄했다.

2009년은 최연호와 임수정이라는 스타가 있어 정말 다행이었다. 이런 훌륭한 선수들을 더 많이 길러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랫동안 잘 관리해서 더 좋은 활약을 펼치도록 하는 것도 대단힌 중요한 일이다.

[코펜하겐=심대석 특파원]

심대석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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