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련생들이 웅변 연습 마지막에 모두 같이 두 손을 번쩍 들며 "부모님 사랑합니다"를 외치고 있다.

 저학년 자녀를 태권도장에 보내는 부모들이 바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자신감이고, 이런 자신감이 발표력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태권도장에서 힘찬 기합소리를 내는 수련생들이 학교나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도 자신 있는 목소리로 의사표시를 할 수 있을까?

경기도 용인시 교동경희대석사태권도장의 김성엽(36) 관장은 최근 학부모들과의 상담에서 수련생들의 모습이 도장에서와 학교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실제 초등학교 3학년으로 태권도 수련을 받고 있는 김 관장의 아들도 학교에서는 도장에서처럼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 아들도 학교에서는 도장에서처럼 자신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더군요.”

“도장 수련생들은 태권도 교육으로 인해 이미 자신감이나 발표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저학년인 수련생들은 다른 환경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나타내지 못하는 것뿐입니다. 연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과는 좋았다. 지켜보는 학부모들도 직접 발표를 끝까지 성공하고 박수를 받은 수련생들도 모두가 만족해했다.
 
거리 웅변 발표는 수련생들 중 본인이 원하는 경우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신청한 수련생은 도장과 가정에서 발표 내용과 동작 등 세세한 부분까지 연습한다. 물론 신청자 모두가 거리 발표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도장에서 수차례 테스트를 거쳐 준비가 됐다고 판단된 수련생에게만 공개된 자리에서 도복을 입고 멋진 웅변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때문에 수련시간 이외 자투리 시간에도 사범들과 관장이 수련생 몇몇씩 모아서 개인지도를 한다.

“발표 당일이 중요하지만 연습과정에서도 수련생들은 많은 것들을 배웁니다. 이번에 처음 시작한 프로그램인데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진행할 생각입니다.”

김 관장은 부지런하고 행동력이 강하다. 도장 안에서 이루어지는 교통안전 교육이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해 매주 수요일에는 수련시간을 30분씩 늘리고 수련생들과 거리를 지나며 직접 교통안전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인근 학교에서 수련한다. 운동을 목적으로 태권도장을 다니지만 아이들에게는 그 외 사회 적응훈련도 중요하다고 판단한 이유 때문이다.
 

▲ 몇 일 앞으로 다가온 거리웅변발표 때문에 개인지도를 받고 있는 수련생들.

“학생, 어머니들을 포함한 여성들에게는 태권도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운동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최근 줄넘기의 우수성이 발표되고 있기도 해서 우선 줄넘기도장을 오픈하게 됐습니다. 태권도장과의 교류를 통해 자연스럽게 태권도를 접하게 해 줄 생각입니다.”

어린 시절 태권도에 매료돼 신문 배달로 직접 수련비를 벌면서 태권도를 배웠다는 김 관장. 원래 체육교사가 꿈이었지만 지금은 도장 관장인 것을 더 큰 행복으로 여긴다.

“체육교사는 학교 아이들만 지도하지만 도장의 관장은 코흘리개 아이들부터 성인들까지 모두를 제자로 가르칩니다. 저는 꿈을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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