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가 10월 18일 덴마크 코펜하겐 발러럽 슈퍼 아리나(Ballerup Super Arena) 경기장에서 열린 2009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폐막식에서 대회 최우수 남자 5개 팀 대표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남자 부문에서 한국이 종합 우승을 차지하고 이어서 이란, 스페인, 터키, 미국이 그 뒤를 따랐다.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덴마크 코펜하겐의 벨라홉 슈퍼 아레나에서 벌어진 2009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태권도 종주국 한국은 남자팀이 금 3, 은 1, 여자팀이 금 2, 은 1, 동 2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남자팀의 경우 우려와는 달리 대회 중반부터 최연호(한국가스공사)와 염효섭(상무)이 금메달을 획득하고 대회 마지막 날 김준태(성남시청)가 우승하여 이란을 근소한 점수 차로 제치고 19연속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여자팀 경우는 기대와 달리 초반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중국에 밀려 대회에 참가한 이래 처음으로 종합성적 2위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팀으로서는 예상처럼 순조롭지 않았던 대회였다. 대회 초반 남녀 모두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전자호구에 대한 지나친 부담감, 세계선수권대회가 주는 심리적인 압박감이 선수들의 몸을 무겁게 만들었다. 출전 선수 대부분이 1, 2회전에서 탈락하며 연이틀간 ‘노 골드’로 행진하는 이례적인 침체를 보였다.

대회 중반에 접어든 셋째 날에 와서야 겨우 남자의 염효섭(상무)이 첫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그 금메달도 경기감독관의 오심 논란에 휩싸이며 대표팀의 분위기를 침울하게 했다.

한국 대표팀의 분위기를 쇄신한 것은 역시 걸출한 스타 플레이어 최연호(한국가스공사). 16강전에서 양 손의 골절로 자칫 경기를 포기할 뻔 했지만 투혼을 발휘하며 기어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 대회 4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며 가라앉았던 대표팀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려 주었다.

여기에 대표팀의 막내 박효지(한국체대)가 여자팀에 첫 금메달을 선사하며 남녀 동반 종합우승의 목표를 향해 다시 재시동을 걸었다.

대회 마지막 날 남자팀의 김준태(성남시청)가 미국의 태권도 명가 로페스 가문의 마크를 따돌리고 결승에 올라 우승하며 종합우승을 확정지었고 여자팀의 임수정(수원시청)도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며 영광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여자팀은 종합 메달집계에서 중국에게 밀려 2위에 만족해야 해야 했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전자호구를 사용했다. 또 차등점수제와 비디오판독시스템을 도입하여 훨씬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펼쳐졌다는 게 대회를 지켜본 많은 사람들의 평가다.

그러나 예상됐던 것처럼 전자호구를 사용한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의 승리는 결코 낙관할 수 없었다. 특히 한국 남자팀이 거둔 종합우승의 성적에는 심판의 눈으로 득점여부를 판단해 논란을 빚어낸 얼굴 득점의 판정 결과가 포함돼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그런 점에서 한국대표팀의 경기력과 경기성적은 앞으로 세심히 연구해야할 적지 않은 문제들을 안고 있는 셈이다.

▲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가 대회 최우수 남자, 여자 선수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미국의 스티븐 로페스 (중간)와 스페인의 야그 엔리께 비리기트 선수가 대회 남자, 여자 MVBP로 선정되었다.

심대석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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