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주국 한국이 아닌 미국의 태권도 명가 로페스 가문의 둘째 아들 스티븐 로페스(32)가 사상 처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5연패(連覇)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스티븐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발러랍 수퍼 아레나에서 열린 2009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남자 -80㎏급 결승에서 니콜라스 가르시아(스페인)를 우세승으로 이기며 이 같은 대기록을 작성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1년 제주 세계선수권대회부터 5회 연속 우승이다.

금메달을 목에 건 스티븐은 "스스로에게 정말 자랑스럽다. 베이징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내 아쉬웠지만 이번 대회 우승으로 태권도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태권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이제까지 한국의 정국현 한국체대 교수와 스티븐 로페스가 나란히 4연패로 최다연속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고, 한국의 최연호(한국가스공사)가 이번 대회에서 4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로페스 형제들은 종주국 한국의 킬러로도 유명하다. 특히 2005년 마드리드 세계선수권대회 때는 스티븐과 셋째 마크, 넷째인 다이애나까지 세 명이 모두 금메달을 휩쓸기도 했다.

작년 베이징올림픽에도 3남매가 나란히 출전해 스티븐은 2000년과 2004년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올림픽 3연패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동메달에 그쳤었다.
 
니카라과 출신의 로페스 가문은 아버지 훌리오가 산디니스타 반군을 피해 1970년대 초반 미국에 정착한 뒤 자식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며 명가의 초석을 다졌다. 현역에서 은퇴한 맏아들 진(36)도 국제대회에서 메달 30여개를 따낸 화려한 경력을 가졌다. 진은 미국 대표 팀 코치 자격으로 동생들을 이끌고 이곳 코펜하겐에 와 있다.

셋째 마크는 대회 마지막 날인 18일 남자 -74㎏급에 출전해 로페스 가문의 두 개째 금메달을 노린다.
<코펜하겐=심대석 기자>

심대석 기자  tkdnews@korea.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심대석 기자
• tkd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