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 운동하는 강화중, 강화여중, 강화고, 강화여고 태권도 부가 기념촬영을 하며 활짝 웃고 있다.

강화읍에서 교동으로 나가는 길목에 강화여고가 있다. 강화여고 태권도부원 현재 9명. 그러나 이 학교의 태권도부가 가진 실력은 만만찮다. 지난 7월 울산에서 열린 대통령기단체대항전에서는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매년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기 때문에 특별히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

강화여고는 또 이미 쟁쟁한 선수들을 다수 배출해냈다. 안새봄(삼성에스원), 유경아(삼성에스원), 하승미(고양시청), 최선희(청주시청) 등이 현재 실업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오히려 지난해 연세대총장기대회 종합우승이 이변이었다. 5명의 선수가 각각 상대팀 선수와 겨뤄 3번을 먼저 이긴 팀이 승리하는 방식을 취하는 연세대총장기대회에서 당시 강화여고는 4명의 선수를 출전시켰다. 대회 이틀을 앞두고 한 선수가 큰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이는 단체전 경기에서 1대 0으로 뒤지고 시작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화여고는 종합 우승이라는 놀라운 전과를 얻었다. 더욱이 유민영은 경기 도중 7차례나 어깨가 탈골되는 고통을 견디면서 결승전까지 치러내는 투혼을 발휘해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 염관우 감독

태권도계에서는 이미 '강화민국'으로 불릴 만큼 강화라는 지역은 현역 및 출신 선수들이 똘똘 뭉치는 것으로 잘 유명하다. 육지와 연결된 지 오래지만 강화는 분명 섬이다. 때문에 아직도 지역 주민들만의 끈끈한 정이 있고, 태권도인들도 마찬가지다.

염 감독은 강화에서 태어난 토박이로 20여 년 동안 자신의 고향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있다. 강화 출신 선수는 모두 염 감독의 도장에서 발탁돼 남자는 강화중·고를, 여자는 강화여중·고를 거치며 모두 한곳에서 훈련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들은 모두 한 팀이나 다름없고, 강화를 떠나도 모임을 통해 지속적으로 교류하는 등 결속력이 대단하다.
 
강화여고를 포함한 4개교의 태권도선수는 고작 34명이다. 운동 환경도 그리 좋지 못하다. 염 감독이 자비로 도장 옆에 훈련장을 따로 만들어 34명의 선수들을 함께 지도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오래도록 함께 훈련하기 때문에 서로를 잘 알고, 단결한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운동에 있어서만큼은 아주 비효율적인 셈이다.
 
"중고생이 함께 훈련하는 데는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습니다. 중학생은 자신감이 떨어지고, 고등학생도 어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해 눈높이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강화 남녀 중고 4개교에 체육관은 단 하나. 4개교가 함께 쓰는 체육관에 태권도부가 들어갈 자리는 없다. 지금 강화고와 강화여고에 체육관 건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아직 결정되진 않았지만, 태권도 선수단은 내심 기대가 크다. 그래서 훈련에 임하는 선수들의 눈도 더욱 반짝인다.

선수도 많지 않고 시설도 여건도 좋지 않은 강화여고. 중학생들과, 또 남자 선수들과 함께 옹색한 장소에서 어렵게 훈련하고 있지만 ‘작지만 강한 팀’ 강화여고는 진정한 명문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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