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기원 인근 B식당에서 오랜만에 모인 국기원 이사 17명.

국기원 자구책의 다음 수순은?

국기원은 이사회의 기능 회복을 위해 엄운규 이사장과 이승완 정상화추진위원장 측이 지난 4월 일시에 사퇴한 13명의 종전 이사들을 재선임하는 데까지는 합의했으나 이후의 절차에 또다시 이견을 드러내 좀처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21일 엄 이사장은 13명의 재선임 이사들을 포함한 전체 이사들의 간담회를 열었다.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국기원 이사 19명이 한자리에 모여 국기원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특히 5개월 이상 국기원을 떠나 있던 13명의 이사들이 외부인 시각에서 본 국기원 문제들을 진솔하게 논의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논의사항은 오는 23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엄 이사장을 포함한 이사 9명의 임기 연장건.

이 자리에는 엄 이사장을 포함해 이사로 재임 중인 6명의 이사와 지난 4월 사퇴 후 16일 이사회를 거쳐 다시 선임된 이사 13명 중 안종웅, 양진석 이사를 제외한 11명 등 총 17명의 이사들이 참석했다.

오전 11시 10분경부터 2시간 이상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는 간간히 이사들이 고성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엄 이사장과 이 위원장이 23일로 예정된 이사회를 놓고 의견 대립을 보인 것이다. 이날 간담회를 갖기 전 엄 이사장은 이미 23일 이사회를 소집한 상태였다.

국기원 이사회 소집과 관련해 정관 제18조 3항에는 “이사회의 소집은 이사장이 회의 안건, 일시, 장소 등을 명기하여 회의 개시 7일 전까지 문서로 각 이사 및 감사에게 통보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재적이사 전원이 출석하고 출석이사 전원이 찬성할 때에는 통지하지 아니한 사항이라도 이를 부의하고 의결할 수 있다”고 예외 규정을 두었다. 국기원 사무처는 이사회 5일 전인 18일 소집 공문을 발송했다. 따라서 국기원 정관에 의하면 이번 이사회는 19명 이사 전원이 참석, 동의했을 때만 이사회 안건을 의결할 수 있다.

이사회가 열릴 23일 엄 이사장을 포함한 9명(조영기, 박현섭, 이종우, 안종웅, 이장원, 이규석, 김영한, 양진석)의 이사는 임기가 만료된다. 엄 이사장이 급하게 23일 소집한 이사회에서는 자신을 포함한 9명의 이사들의 ‘임기 연장’에 관한 건이 논의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정관에 의한 정당한 이사회 소집이 아니라고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엄 이사장이 소집한 이번 이사회는 23일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오전 11시에 열릴 예정이다. 국기원 정관대로라면 19명의 이사 전원이 참석해야 의결권을 가질 수 있다. 이날 전원이 참석해 9명의 임기만료 이사들의 임기가 연장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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