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신대방동 보라매공원에 주말마다 명물이 나타난다. 20여명의 어린이들이 외발자전거를 타고 보라매공원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니며 공원을 찾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지명체육관 백양현(43) 관장으로부터 외발자전거를 배우고 있는 수련생들이다.

백 관장은 4년 전 젊은 후배들의 권유로 처음 외발자전거를 접했다. 지금은 외발자전거 마라톤대회는 물론 외발자전거 하키대회에도 참가하고 늦은 밤까지 함께 훈련하는 등 열성을 보이고 있다.

“태권도장이니까 외발자전거는 주말에만 가르칩니다. 평일에는 태권도를 가르치고 원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주말에 2시간 정도 가르치고 있습니다.”

외발자전거는 수련생들의 신체 건강과 발달에 큰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일반 자전거가 하체 위주의 운동인데 비해 외발자전거는 전신운동이다.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전신을 사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핸들도 기어도 없는 외발자전거를 타려면 허리를 많이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허리를 중심으로 모든 신체 모든 부분을 고르게 운동할 수 있다.

외발자전거를 타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적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은 대부분 전뇌부분이 발달돼 있는데, 전뇌를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몸의 평형 및 운동을 담당하는 중추인 소뇌의 역할이 중요하다. 외발자전거는 균형감각을 키워주고 소뇌의 성장을 촉진시키는데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백 관장이 강조하는 것은 바로 자신감과 인내심이다. 소극적이고 자신 없는 수련생들도 외발자전거를 접하면서 나쁜 성격이 빨리 변화되는 것을 눈으로 직접 지켜볼 수 있기 때문이다.

“외발자전거를 타면 주변의 시선을 받게 됩니다.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이 많아지면 자신감이 커지고 또 행동도 모범적으로 변화됩니다.”

때문에 백 관장은 학교생활이나 친구들과의 관계가 좋지 못한 수련생들에게는 꼭 외발자전거 타기를 권한다. 자신감과 함께 수련생들을 변화 시키는 부분이 바로 인내심. 외발자전거는 생각보다 운동량이 많고 숙달되기까지의 시간도 평균 2개월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이런 시간을 거치는 과정에서 육체가 건강해 짐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상당히 강해진다는 것이다.

평일에는 태권도를, 주말에는 수련생들과 외발자전거를 타는 백 관장은 사실 시간이 많은 사람은 아니다. 용인대 4학년에 재학 중인 늦깎이 대학생. 4년 째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등교한다. 낮부터 밤까지는 수련생을 지도하고, 남는 시간에는 외발자전거 수련을 하고 주말에는 수련생들과 함께 또 외발자전거를 탄다. 덕분에 하루 서너 시간의 수면으로 버티는 날도 많다고 한다.

“힘이 들긴 합니다. 하지만 좀 더 전문적으로 아이들을 지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늦게나마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졸업 후에는 대학원에도 진학할 것입니다.”

43세, 관장 나이로는 많지도 적지도 않다. 하지만 아직도 수련생들에게 존댓말을 하고 수련생을 보면 먼저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한다. 운동도 학습도 사소한 인사와 예의범절까지 스스로 몸으로 보여주는 모습이 퍽 인상적이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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