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제1회 세계품새선수권대회가 서울에서 개최된다. 겨루기, 시범에 이어 품새시대가 활짝 열리게 된 것이다. 품새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태권도의 3대 기본요소를 다 갖추게 됐다. 무엇보다도 태권도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의미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품새대회 개막은 분명 태권도 발전의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품새대회가 활성화 될 경우 심판의 편파판정으로 실추된 부정적 이미지도 상당부분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때문에 태권도 이미지 제고에 막대한 영향력 상징물이 될 품새대회 발전을 위해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대책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국내에서는 이미 우석대학교, 용인대학교, 경희대학교 등 대학을 중심으로 품새대회가 활성화되고 있다.

품새대회 발전을 위해서는 국기원, 세계태권도연맹, 대한태권도협회 등 관련 기구는 철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지속적인 발전대책을 내놓아야 하고, 일선의 지도자들은 품새선수 육성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특히 국제대회에서 입상하거나 기량이 뛰어난 품새선수들에 대한 수혜방안은 급선무다. 태권도학과가 있는 각 대학과 협의해 대학진학의 물꼬를 터주는 노력도 태권도 관련 기구의 몫이다.

현재 경기부문의 선수들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군 면제 등 각종혜택을 받고 있다. 이미 겨루기 부문의 선수들이 정부의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에 한 종목에서 2개 부문 동시에 정부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그렇다고 겨루기부문 선수들이 받고 있는 혜택을 나눠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태권도의 모든 관련기구가 지혜를 모아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겨루기부문의 선수들과 비교해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품새대회를 위한 전문적인 지도자 양성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현재 많은 도장과 팀에서 품새선수들을 지도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동작은 제각각이다. 협회가 지도자 교육을 통해 동작을 통일 시켜내고, 국가대표 선수들을 지도할 수 있는 코치도 양성해야 한다.

지도자 양성에 이어 품새 전문심판 육성도 필요하다. 현재 품새 국제심판은 불과 280명에 불과하다. 물론 90%가 한국인이지만 겨루기 부문 심판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아직 품새대회에 심판으로 위촉할만한 수준의 심판은 소수다. 때문에 각종 품새대회에 위촉되는 심판을 보면 얼굴이 별로 바뀌지 않는다.

이유야 어떻든 그나마 국내는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품새대회가 활성화 돼있다. 문제는 세계적으로 품새대회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다. 세계태권도연맹은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고 품새 지도자들을 외국에 직접 파견해서라도 품새대회에 필요한 교육을 통해 인식의 전환을 꾀해야 한다. 스포츠로서의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는 대부분의 세계연맹 회원국들은 올림픽에서 메달이 걸려 있는 겨루기 부문에 모든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게 현실이다.

품새대회 활성화의 관건은 겨루기 부문에 투자하는 만큼의 열정과 노력을 품새대회에도 쏟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게 세계연맹이 해야 할 과제다. 이왕 시작한 품새대회인 만큼 각 태권도 관련기구는 최선을 다해 발전시켜야 할 책임이 있다.

겨루기는 박진감이 넘치고, 시범은 화려한 장점이 있다. 반면 겨루기는 가장 무도적인 면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충분히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품새대회를 대중적인 축제로 승화시켜내기를 기대한다.

김창완 기자  keki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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