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광운 관장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수련생들. 어린 수련생들의 질서정연하고 진지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인천시 부평 아파트 밀집 지역인 상동에는 대형 상가건물이 늘어서 있고, 학원과 각종 무술 도장이 즐비하다. 상가건물에 빽빽이 붙어있는 간판 가운데는 태권도장이라는 글자도 꽤 많이 보인다.

삼산석사태권도장을 찾았을 때 홍콩의 한 방송국 취재팀이 무작정 도장에 들이닥쳐 지도하는 모습을 촬영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전후 사정을 들은 나광운(43) 관장은 흔쾌히 승낙했다.

“대회장에서 여기까지 오는 길에 많은 태권도장이 있는데 왜 이곳을 선택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취재진은 주민 몇 사람에게 취재할만한 도장을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이 도장을 알려줬다고 답변했다.

이곳에서 4년 째 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나 관장은 20대 후반까지 선수로 활동했고, 광주체육중, 인천 부흥중에서 태권도부 코치를 맡았었다. 경기인 출신이어서인지 초등학교 1, 2학년 수련생을 마주할 때도 관장의 표정은 대표선수를 대하듯 사뭇 진지했다. 수업 중 그는 늘 과묵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교육한다. 무섭고 엄하다기보다 눈빛이나 말투, 표정에서 강한 힘이 느껴진다. 수련생들도 그런 힘을 충분히 느끼고 있다.  
 
엘리트선수들만 오랜 시간 지도했던 코치들은 일반 태권도장을 개관하면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적응한다 하더라도 선수양성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한다. 하지만 태권도장을 운영하면서 크게 힘든 점이 없었다며 나 관장은 태권도장 관장을 천직으로 여긴다.
 

▲ 나 관장이 수련생의 발차기 자세를 교정해 주고 있다.

힘든 점보다 보람을 느끼는 일이 많다는 나 관장은 일반 수련생과 달리 지능이 조금 낮은 아이를 지도한 일화를 들려주며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띠었다. 처음 교육 당시 대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고, 동작을 따라 하지도 않아서 수련이 어려웠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끈기있게 지도한 결과 2년 만에 1품 심사에 통과했다는 것이다.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지만 이런 일들이 자주 겪는다는 나 관장은 "굳이 우리 도장을 찾는 이유가 있다면 양심에 어긋나지 않게 지도하는 것 때문일 겁니다. 지도자에게는 양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이 옳은 것인지 아닌지는 스스로 잘 알고 있습니다.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만 하면 그것이 곧 양심 있는 행동이겠죠."

도장 관장으로 갖추어야할 첫 번째 덕목으로 양심을 들고 있는 나 관장은 그래서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일에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다. 그런 나 관장이 지도한 수련생들도 물론 양심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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