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기단체대항전 -68kg급 결승 2회전에서 박형진(수원시청)의 뒤후리기에 KO패를 당한 손태진이 의료진에 둘러싸여있다.

지난 5월 열린 국가대표선발최종전에서 대표선발이 좌절됐던 손태진(삼성에스원)과 황경선(고양시청)이 이번에도 고배를 마셨다. 황경선은 올림픽 부상으로 훈련이 부족했다는 변명거리라도 있지만, 손태진의 경우는 다르다.

손태진은 결승전까지 순조롭게 진출했으나 어찌된 일인지 박형진(수원시청)의 뒤후려차기 얼굴공격을 피하지 못하고 2회전 KO패를 당하고 말았다. 은메달에 그친 손태진은 국가대표선발최종전 티켓은 따냈지만, KO패를 당한 것이 향후 자신의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거리다.

손태진의 KO패에 대해 삼성에스원 김세혁 감독은 "앞으로 얼굴 공격에 대해 전혀 영향이 없을 거라고 확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승부근성이 강하고 본인 스스로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모습이어서 크게 걱정을 하지 않는다"며 "일단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대해 주려고 한다. 아직 어린 나이기 때문에 오히려 좋은 기회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태진의 이번 경우처럼 KO패를 당할 정도의 얼굴 공격을 받은 선수는 잠재적으로 얼굴 공격에 과민하게 반응하게 돼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여기저기서 나왔다.

실제 한창 전성기를 달리던 선수들 중에 KO패를 당한 후 서서히 무너져간 몇몇 선수들의 선례가 있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문대성에게 KO패를 당했던 니콜라이디스(그리스)는 4년 후 또 다시 올림픽에 출전해 결승전에 진출했다.
 
화려한 기술로 경기를 압도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김제경도 1989년 이집트에서 열린 월드컵선수권대회에서 프랑스의 파스칼에게 얼굴공격을 허용하고 다운 직전까지 갔지만 이후 상대를 제압하고 승리했다.

손태진은 의료진의 진찰에서 큰 부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고, 다음날 경기장에도 밝은 모습으로 나타나 심리적으로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988년생, 우리 나이로 22살인 손태진이 올림픽 메달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던 상황에서 이번 KO패로 더욱 침체의 길을 걸을지, 아니면 김 감독의 말처럼 좋은 경험으로 받아들이고 다시 한 번 베이징에서처럼 활기찬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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