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감독은 춘천오픈을 처음 제안한 사람이기도 하다. 현재 무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태권도 공원의 부지로 춘천이 거론되던 2002년 당시 공원이 건설될 것에 대비해 전 세계에 이를 알리고자 춘천시를 끊임없이 설득해 대회 창설 방침을 굳혔고, 2003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대회 운영을 위해 동분서주하며 땀을 흘리고 있다.

여섯 살 때부터 태권도를 시작해 서울체고와 관동대에서 선수로 활약했으며, 강원사대부고를 거쳐 춘천시청 감독을 맡고 있다. 세계선수권대회에도 두 번이나 코칭스태프로 참가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50여년 그의 삶에서 태권도는 곧 생활이고 인생이었다. 

대회 창설에 앞장섰듯이 박 감독은 지도자로서뿐 아니라 기획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 중 하나가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이다. 태권도 발전을 위해 늘 준비하고 새로운 무엇인가를 기획한다는 그는 이번 대회 개막식에서 2,431명의 품새 시연 기네스기록에 도전하는 이벤트의 아이디어를 냈다.

춘천오픈은 매년 참가국과 선수들이 늘어나고 경기 진행면에서도 국제대회로 손색없이 자리를 굳혔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런 대회의 성공을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박 감독에게는 대회조직위원회에서의 특별한 자리도 보수도 없다. “대회를 치르는 동안 누구보다 많은 일을 하는데 그래도 감투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태권도가 잘 되면 그만이지 자리나 이름 따위가 무어 중요하냐. 나서는 성격도 아니고, 지금 내 자리인 춘천시청 감독이면 충분하다”며 호탕하게 웃는다.  

앞서 열린 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가 지난해에 비해 참가자가 줄어든데 비해 춘천오픈대회는 올해 참가자가 300여명이나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회를 치르고 나면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는 박 감독은 “준비하고 연구하지 않으면 발전은 없다.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지금 내년 대회에서 실행할 이벤트도 미리 계획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2010년 춘천오픈에서는 태권도인 1만여 명이 함께할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는 얘기를 하는 동안 그는 내내 상기된 얼굴이었다. 

잠시도 쉴 겨를 없이 분주한 그와 긴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지만 대화 말미에 던진 한 마디가 그의 태권도에 대한 자세를 이해할 수 있게 했다.

“고기가 아무리 좋아도 요리를 잘 못하면 맛이 없다. 태권도도 우수성을 인정받고 많은 관중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려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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