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임대료 비싸기로 전국에서 손꼽히는 강남구. 태권도장은 수련비가 어느 정도 평준화 돼있기 때문에 강남구에서 도장을 운영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도 역삼동의 렉슬태권도장은 주변 태권도장이나 무술 도장에 비해 꽤 잘 운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의 평도 좋은 편이다.

20년 동안의 경험으로 렉슬태권도장을 운영하는 이석옥(44) 관장. 그는 태권도 지도자로서 가장 중시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도장을 어떻게 운영하고 수련생을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 성공적인 도장 운영의 노하우를 거리낌 없이 밝혔다.

수련생 개개인에 대한 고민이 지도자의 바른 자세

“어린 수련생들이라 할지라도 자신을 대하는 지도자의 마음을 다 읽을 수 있습니다. 수련생 한명 한명에게 정성으로 대하는 것이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 중 하나입니다.”

이 관장을 포함한 지도사범들은 칭찬과 지적을 할 때 모두 수련생들에게 귓속말을 한다. 명상을 하다가도 수련생들에게 다가가 칭찬과 격려를 하고, 또 잘못된 점이나 고쳐야 할 점을 자상하게 지적해 준다.

모두에게 하는 상투적인 말이 아닌 수련생 개개인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이기에 아이들은 칭찬은 더 크게 받아들이고 지적도 자신에 대한 관심으로 받아들여 교육효과가 뛰어나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련생 개개인에 대한 지도자의 고민이 필수다.
 
“최소한 태권도 지도자라면 아이들 개개인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자세가 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진리죠. 도장을 잘 꾸려 나가려면 아이들에게 따듯한 손길과 입김을 불어 넣어줘야 합니다.”

자동문을 없애라

렉슬태권도장의 운행차량에는 자동문이 없다. 대신 관장과 사범이 직접 문을 열고 수련생들을 내려주고 태운다. 차량 앞에서는 사제지간의 인사가 이루어진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자동문이 오히려 더 위험한 것 같습니다. 거울만 보고 문을 여닫으니 질서의식도 가르칠 수 없고,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저는 이 도장을 인수할 때 받은 차량에서 자동문부터 없앴습니다.”

듣고 보니 도장의 편리를 위해서 생긴 것이지 수련생에 도움을 주기위해 생긴 자동문이 아니다. 이 관장에 의하면 실제 자동문을 사용하는 것과 직접 문을 열어주는 것에는 시간적인 차이도 크지 않다고 한다.

시대와 환경에 맞춰야

렉슬태권도장에서는 인성교육 시간에 구체적인 지시를 내린다. 예를 들면 이번 주는 방 정리, 다음 주는 식사예절 등등 주별로 한 가지씩 예절사항을 지시해 수련생을 변화시킨다.

또 이 도장에서 독특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주말 생일잔치다. 도장 수련생이라면 주말에 학급 친구들을 도장으로 불러서 생일파티를 할 수 있다.
 
“생일파티를 중시하는 지역의 특색을 감안해 도장에서 파티를 열어주고 친구들과 함께 게임 등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하려고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습니다.”

학부모의 수고스러움을 덜어주고 좀 더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자는 생각에서 시작했지만 오히려 수련생들이 더 좋아하고 파티에 참석한 친구들도 태권도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입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도장 수련이 심신의 보약

역삼동이면 향학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지역이다. 초등학생들도 사교육 시간이 많고 때문에 고학년이 되면 퇴관율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럴수록 이 관장은 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학부모들이 도장 수련시간을 아까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도장에서 수련하는 시간을 보약먹는 시간이라고 말해줍니다. 실제 아이들에게 어떤 보약보다 더 심신을 건강하게 만들어 줄 자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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