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광웅 대구시태권도협회 원로자문위원

많은 태권도 동호인들의 믿음과 사랑을 받으며 세계 6천만 태권도 가족들이 주목하는 종주국 정신문화 교육장이었던 국기원이 어느 때부터인가 모진 비바람에 시달리고 있다. 웅대하고 튼튼했던 그 모습이 지붕에서 기둥뿌리까지 인간 산성비에 젖어 흔들리며 방향감각조차 잡지 못하고 종가의 빛을 잃어가고 있다.

필자는 태권도장 사범을 천직으로 남부럽지 않게 배우고 가르치며 50년이란 기나긴 세월을 지켜온 한 사람으로서 미래의 태권도상에 대해 걱정하는 마음으로 태권도인들에게 하소연하는 바이다. 아름다운 뜻이 모아진 단체의 운영에 있어서 정신문화가 바로 서있다면 열악한 재정조건도 견딜 수 있지만 타락된 정신으로는 아무리 풍족한 재정조건에서도 운영의 원활함을 기할 수 없음을 우리는 로마 대제국 멸망의 역사에서 읽을 수 있다. 우리는 상실된 예절을 바로세우고 인륜과 도덕의 타락에서 하루속히 벗어나야 한다. 정신문화의 황폐가 얼마나 무서운가를 깨달을 때면 이미 늦어질 수도 있다.

진정 태권도 종주국의 순수한 지도자들이라면 현실로 드러난 국기원의 위상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지켜만 볼 수도 없고 외면할 수도 없는 것이 우리들의 운명이다. 작금 각국에서 국위선양하고 있는 우리 형제 지도자들의 안타까워하고 있는 모습들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모국 태권도 지도자들에게 진정 바라고 있는 그들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읽어본 적이 있는가. 필자가 알고 있는 국기원은 2천년대 초부터 크고 작은 내분으로 그 웅장했던 중앙도장의 기둥뿌리가 흔들리고 비가 줄줄 새는 모습으로 변해왔다.

태권도인들이 각고의 노력으로 빚어낸 정신문화유산 태권도의 무도사상을 비롯한 문화예술의 실체를 바로세워 세계 속에 한 점 부끄럼 없는 종주국의 면모를 새롭게 보여주기 위해 우리는 한시바삐 국기원의 위상 재정립에 나서야 한다. 지구상 모든 국가에 윤리와 도덕관을 전파하는 유엔 총회도 21세기를 문화의 세기라고 말하고 문화의 실체가 바로 예절을 바탕으로 정신문화에 기초한 전 인류의 인간성 회복임을 역설하고 있다. 우리는 태권도 전당인 국기원을 예를 중시하는 무도사상으로 무장시켜 세계 속의 문화지식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는데 사심 없는 지혜와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세계태권도연맹이 이 땅에서만 영원히 존속될 수 있다고 누가 보장하는가. 우리보다 경제가 앞서가는 이웃 일본의 유도가 종주국의 지위를 잃은 교훈이 있다.

필자는 태권도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먼 훗날 후배들에게 부끄러운 과거를 물려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국기원 개선방향에 관해 몇 가지 제안해 보고자 한다.

1. 세계 속에 살아 숨 쉬는 종주국의 태권도 전당으로 국기원에 문화관광자원을 생산할 수 있는 태권도 무도 기술연구센터의 설립.

1. 해외지부와 국내지부에 이사진을 배정, 보다 원활한 운영이 이루어지도록 국기원 운영체제를 개선.

1. 국기원 핵심 실무자들에 대해 절대적 임기제도를 도입, 장기 근무에 따른 권한 남용이나 부정행위의 가능성의 예방.

필자는 주인의식도 방향감각도 잃고 있는 국기원이 6천만 회원들의 간절한 희망을 받아들여 혼란과 갈등을 일소하고, 운영체계를 개선하여 세계 태권도인들에게 21세기 비젼을 제시할 수 있는 세계 태권도 중앙도장의 위상을 되찾아 줄 것을 간절히 소망한다.

               대구태권도협회 원로자문위원
                오광웅

오광웅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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