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변한 만큼 운동도 과학적 근거와 수치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운동종목과 운동량을 선택해야 합니다.”

경기도 일산시 용인대덕이태권도장 안길준(36) 관장이 최근 놀이터로 전락하는 태권도장의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시도하고 있다.
 
‘과학적 근거와 수치라니?’ 이 도장에는 병원에서나 볼 수 있는 고가의 체성분 분석기가 있다. 이 분석기는 부위별 체지방과 근육 분석뿐만 아니라 비만 진단과 식단표, 필요한 운동 등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분석기를 통해 나온 데이터로 아이들에게 필요한 운동을 필요한 만큼 시키기 때문에 운동의 효율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주말 프로그램, 인성교육 등도 중요하지만 도장에서 우선해야 할 것은 건강이 아닐까요? 신체 발달 수준이나 특성이 다른 아이들을 일률적으로 운동시키는 것은 상당히 비효율적인 방법입니다.”

수련생과 학부모들의 반응도 좋다. 일단 아이들의 변화된 결과가 데이터로 나오기 때문에 학부모도 수련생도 운동의 효과를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막연하게 도장에 보내면 아이가 건강해 질 거라고 생각하지만 아이의 건강을 직접 확인할 방법은 마땅히 없었다. 도장 수련으로 인한 아이의 변화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니 당연히 대 만족이다.

1년 여 동안 과학적 수치를 기반으로 아이들을 지도해온 안 관장도 처음에 분석 결과를 보고 놀랐다고 한다. “건강해 보이는 아이들도 신체 균형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더군요. 실제 수련생 중에 강한 부분만을 계속 운동하고 있는 수련생도 있었습니다. 건강을 위해 도장을 찾은 아이들에게는 부족한 부분을 정상치로 올려놓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안 관장이 이런 방법에 착안하게 된 것은 보습학원 등 빠듯한 스케줄을 좇아 바쁜 생활을 하는 수련생들에게 최소한의 운동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게 해주자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체력운동을 할 때엔 조건이 비슷한 수련생들로 몇 개의 그룹을 만들어 자신들에게 맞는 운동을 하도록 한다. 짧은 시간에 최대한 효율적인 운동을 하게 하는 것이다.

평소 잘 이루어지지 않던 가정에서의 연계 운동도 가능해졌다. 상담 시 수련생 상태에 따른 구체적인 자료를 보면서 가정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식단이나 주말 보조운동에 대해 요구하면 학부모들이 잘 이행해 주었기 때문이다.
 

▲ 한 수련생이 신체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안 관장의 도움을 받아 체성분분석기에 올라갔다.

덕이태권도장은 120여평으로 꽤 넓은 축에 속한다. 도장 바닥의 반은 매트, 반은 더 많은 돈을 투자해 나무마루로 만들었다. 모두 푹신한 매트가 깔린 일반 도장과는 다르다. 이것 역시 아이들 건강에 대한 배려다.

“태권도 수련을 위한 푹신한 매트에서 달리거나 체력운동을 하다가 발목 등 관절이 상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해서 반은 마루로 만들었습니다.”

이 도장에서도 물론 인성교육과 주말 프로그램에도 열성을 보인다. 하지만 태권도장에서는 태권도를 통한 심신수련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안 관장의 주관이다. 안 관장은 리라공고와 용인대를 거친 겨루기 선수 출신. 태권도장이 놀이터로 변해가는 것이 가장 가슴 아프다는 그는 정통 태권도장의 위상을 되찾고 도장의 활성화도 이루기 위해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태권도 수련 환경을 갖추는 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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