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청에 실업태권도 팀이 생긴 것은 지난해 6월. 4명의 선수와 김찬구(46) 감독으로 팀이 창단됐다. 시작은 했지만 태권도 전용 체육관도 없고, 선수와 감독 간의 소통도 원활하지 못했던 탓에 초기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선수들을 다그치지 않았고, 선수들도 그런 김 감독을 믿고 묵묵히 따라와 주었다.

팀 창단 4개월 후 경북 영천에서 열린 실업연맹 최강전에서 최연화(페더급)가 팀에 첫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최연화는 박소영(하동군청), 임효정(상무), 성혜영(김제시청)을 연거푸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안산시청으로서는 큰 소득이었다. 특히 지난해 대한태권도협회의 경기규칙과 달리 회전공격에 대한 차등점수와 8초룰을 적용한 실업연맹 대회에서 우승한 최연화는 올 해 바뀐 경기규칙에서의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안산시청팀의 가장 큰 수확은 지난 4월 열린 실업연맹회장기대회 5인단체전 우승이다. 올 초 김승희(헤비급)와 김보혜(라이트급)가 합류한 안산시청은 강호 김제시청을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였다.

여성부장관기 대회에서는 홍희진(플라이급)이 금메달을, 김보혜(라이트급)가 은메달을 획득했다. 팀에 온 이후 첫 개인전 1위에 오른 홍희진은 현재 자신감도 컨디션도 무척 좋아 보인다. 김새롬에 덜미를 잡히며 2위에 머물기는 했지만, 김보혜의 결의는 보통이 아니다.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와 2006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김보혜는 “사람들은 내가 이제 그만인 선수라고 말하지만 나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라며 안산시청에서의 화려한 재도약을 예고했다.   

지금 안산시청 선수는 모두 6명. 창단멤버 중에서는 하정연이 빠지고 홍희진, 최연화, 이유민이 남아있다. 거기에 지난 3월 김보혜, 김승희, 김근영이 합류했다.

안산시청팀 교훈은 ‘서로 존중하자’이다. 훈련이나 경기에서의 구호도 항상 ‘존중’이라고 외친다. 광영고에서의 지도자생활 9년을 거쳐 리비아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내고 안산시청팀을 맡은 김 감독은 선수 지도방식도 이젠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중고등 학생도 아닌 실업 팀을 이끄는 지도자로서 선수들의 자율적인 운동을 위해 최대한 배려한다.

김 감독은 “선수들도 이미 자신과 경쟁 상대들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며 “지도자는 훈련 방법이나 기술적인 부분, 혹은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잘못에 대해서 지적해주면 충분하고 팀을 화합적으로 잘 이끌고 나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자신의 지도관을 밝힌다. 

안산시청에 첫 금메달을 안겼던 최연화는 “감독님의 격려와 칭찬이 선수들을 춤추게 하는 것이 바로 우리 안산시청팀”이라고 팀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선수들은 안산시청의 강점에 대해 ‘누구를 위해서 하는 운동이 아닌, 스스로를 위한 운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래서 팀에 대한 불만이 없고 가족적인 분위기다.

화합과 자율로 내공을 쌓고 있는 안산시청팀이 실업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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