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장직 사퇴 이후 처음 국기원에 모습을 나타낸 엄운규 전 국기원장

엄운규 전 원장이 지난 25일 사표를 낸 이사들을 소집해 국기원 강의실에서 간담회를 연 것에 대한 대부분의 태권도인들의 반응이다.

엄 전 원장은 당초 이사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성원이 안 될 것을 우려해 간담회로 급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이게 엄 전 원장의 모습이다. 당초 사표를 낸 이사들을 소집해 이사회를 개최하려했던 발상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하지만 공문까지 발송했으면 성원 여부와 관계없이 의지대로 했어야 한다. 그게 리더다운 모습인 것이다.

많은 태권도인들이 원장은 물론 이사장으로 인정하려 하지 않는 작금의 상황에서 뭐가 두려워 갑자기 이사회가 간담회로 바뀐 것인지… 그것도 사표를 낸 13명의 이사들 중 7명밖에 참석하지 않은 초라한 간담회를…
 
자신의 주장처럼 이사장 자격을 갖고 있다면, 또 그에 합당한 역할을 수행하려면 현재 국기원 정상화를 추진하는 인사들이 아무리 껄끄러워도 당당히 이사회에 출석해 논의를 함께해야 마땅하다. 엄 전 원장은 국기원 정상화를 위해 이승완 정상화추진위원장과의 만남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인사들의 주선에도 불구하고 “만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며 거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국기원 정상화에 책임을 회피하듯 사표를 낸 이사들과 무슨 논의를 하겠다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 또 지난달 22일 열린 이사회의 이사 보선을 인정할 수 없다며 법적 소송을 제기한 것도 태권도계 원로로서 바람직하지 않은 처사다. 국기원 정상화를 위해 길을 열어줘야 할 사람이 오히려 더 큰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국기원 정상화를 위해서가 아니라 계략에 의해 사표를 낸 이사들이 이제 와서 사표를 돌려달라는 것도 태권도계 지도급 인사들로서 취할 행동이 아니다. 그들의 지지라도 받고서 국기원 업무에 복귀해 보겠다는 원로 엄 전 원장의 모양새가 더욱 우습게 됐다.
<김창완 기자>

김창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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