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에서 태권도 수련 비중이 낮아지는 현상은 비단 수도권뿐만이 아니다. 수련생 연령대가 떨어지므로 수련의 강도는 낮아지고 대신 흥미나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수업방식을 취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놀이형태의 운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도장 관장들이 슈퍼맨이 아니라는 것이다. 놀이형 수업과 전문화된 태권도 수업을 동시에 진행하기도 힘들고 저학년 수련생들에게 굳이 정통 태권도에 부합하는 수업을 진행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
 
김해시에 있는 태권도활천도장의 윤성찬(37) 관장은 이와 같은 문제를 도장 프로그램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매년 입관하는 어린 수련생들에게는 체력과 흥미위주의 수업을 진행한다. 그리고 원하는 아이들에게는 심화된 태권도 수련을 진행한다.

물론 윤 관장과 김민성 수석사범은 이와 같은 심화된 교육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장소 여건도 충분하다. 태권도활천도장은 1층 단독건물로 160평의 넓은 공간을 가지고 있다. 도장은 가운데 창문이 있는 벽에 의해 2개의 체육관으로 분리돼 있다. 여기서 유품자와 유급자가 분리된 수업을 하고 있으며 선수부나 시범단은 일반 수련생보다 늦은 시간에 따로 1시간 30분씩 수련한다.
 
“우리 도장 수련생들은 즐기면서 태권도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도장 안에서 곁눈으로 선수부와 시범단의 훈련모습, 그리고 고난도의 멋진 동작들을 보게된 수련생들 가운데 선수부나 시범단원이 되기를 원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가볍게 운동을 즐기며 태권도를 수련하고 싶으면 일반 수련부에서 운동하면 된다. 태권도를 심층적으로 배우고 싶으면 실력을 키워 선수부나 시범단에 들어가면 된다. 단, 아무나 원한다고 다 선수부나 시범단원이 될 수는 없다. 본인이 원할 경우 1차적으로 입단 테스트를 받을 준비가 됐는지를 판단한다. 지도자가 준비됐다고 판단한 수련생에게는 공개 수업에서 모두가 보는 앞에서 오디션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여기서 합격해야만 선수부나 시범단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중고등학생 수련생들을 대상으로는 지도자 양성반을 따로 운영한다.
 
“지도자는 태권도 수련 이외에도 배워야 할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인턴 사범생활에서 배울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우리 제자들은 우리 도장에서 지도자 교육을 받고 인정받았으면 싶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에 도장에서 운동을 시작해 대학 진로 결정에서 지도자가 되는 과정까지 모든 교육을 태권도활천도장에서 받을 수 있다. 그야말로 태권도 전문 도장이다.
하지만 윤 관장이 풀어야할 숙제는 아직 많다. 바로 성인반의 운영이다. 지금은 밤 시간에 몇 명 안 되는 성인 수련생들이 배울 뿐이지만 윤 관장은 이를 기반으로 성인반을 활성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두고 보십시오. 2~3년 후면 우리 도장에서 한밤중에도 수련생 기합소리가 쩌렁쩌렁 울릴 테니까요.”

모든 수련생들이 집으로 돌아간 늦은 시간, 윤 관장과 김민성 수석사범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성인반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이들의 진지한 대화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몇 년 후 태권도활천도장의 변화된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신병주 기자
• tkdnews@korea.com